“누군가 대신 해줄 수 없는 일이다. 스스로 승강 플레이오프란 압박을 이겨내야 한다.” 수원 삼성과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둔 김동준(30·제주 SK)의 얘기다.
김동준은 11월 30일 울산 HD와의 2025시즌 K리그1 최종전에서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김동준은 이날 ‘실점이다’ 싶었던 상대의 슈팅을 여러 차례 막아냈다. 제주는 이날 승리로 다이렉트 강등 위기에서 벗어나 승강 플레이오프로 향했다.
제주는 12월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올 시즌 K리그2 2위 수원 삼성과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제주는 이날 경기를 마치면 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과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MK스포츠’가 11월 30일 울산전 승리를 이끈 김동준과 나눴던 이야기다.
Q. 아주 귀중한 승리에 앞장섰다.
오랜만에 승리했다. 팬들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 여기까지 온 이상 무조건 살아남아야 한다. 준비 잘하겠다. 팬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실 수 있도록 모든 걸 쏟아내겠다.
Q. 결과에 따라서 다이렉트 강등이 될 수도 있는 경기였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부담을 최대한 내려놓으려고 했다.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했다. 지난 일주일을 돌아보면, ‘선수들이 준비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경기장에 들어가선 긴장하지 않고 자기가 해야 할 역할을 해내지 않았나 싶다. 모든 선수가 나처럼 부담을 내려놓고 경기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Q. 대구 FC와 FC 안양의 경기가 신경 쓰이진 않았나.
나는 그 경기를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 경기가 중요했다. 다른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다.
Q. 김승섭의 골이 경기 막판인 후반전 44분에 나왔다. 그때 어떤 감정이었나.
지난 대구전도 그렇고 골이 들어갈 때마다 나도 모르게 표현이 많아지더라. 내면에 있는 기쁨, 감동 같은 게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Q. 제주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수원으로 향한다. 12월 3일 원정에서 치르는 수원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준비해야 한다.
울산전과 마찬가지로 부담을 내려놓는 게 중요하다. ‘평소 리그 경기’란 생각으로 준비를 잘 해보겠다. 특히, 수원은 인기 구단이다. 많은 수원 팬이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함께할 거다. 큰 압박감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선수끼리 더 많이 대화하면서 뭉쳐야 하지 않나 싶다.
Q. 제주 간판스타로서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게 있나.
솔직히 없다. 내가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선배들이 내게 해주신 말씀이 큰 도움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없는 일이다. 스스로 승강 플레이오프란 압박을 이겨내야 한다.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 내가 후배들에게 “너 잘해야 돼. 압박 이겨내야 해”라고 하면 스트레스일 뿐이다. 오히려 더 큰 압박을 느낄 거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열심히 잘 해보자”뿐인 것 같다.
Q. 팀의 운명을 좌우할 두 경기다.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은데.
올 시즌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렇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왔다. 마지막 목표는 반드시 이루겠다. 무조건 K리그1에 잔류하겠다. 오늘처럼 득점하고 실점하지 않으면 된다. 팬들이 희망 가득한 겨울을 보내고 내년 K리그1에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잘 준비하겠다.
[울산=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