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을 함께한 팀은 달랐다. 소녀시대 효연이 예능을 통해 공개한 팀의 모습은 ‘안 싸운다’는 말보다, 싸울 필요가 없어진 관계의 방식에 가까웠다. 수입, 결혼, 개인 활동이라는 민감한 주제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누가 더 벌었는지가 아니라, 누가 먼저 배려하느냐였다.
26일 방송된 MBN·채널S 예능 ‘전현무계획3’에서는 전현무, 곽튜브와 함께한 소녀시대 효연의 경주 먹트립이 공개됐다. 방송은 지역 맛집 탐방으로 시작됐지만,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은 건 자연스럽게 이어진 소녀시대의 팀 이야기였다.
이날 효연은 소녀시대 멤버들 간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우린 오랜 연인처럼 서로 배려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1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팀이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그는 “싸운 적이 없다고 하기보다는, 서로를 먼저 이해하게 됐다”고 표현했다.
특히 수입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분위기는 더 분명해졌다. ‘누가 가장 많이 버느냐’는 질문에 효연은 특정 멤버를 꼽지 않았다. 대신 “생일이나 경사가 있을 때 만나고, 만나자고 한 사람이 낸다”며 “서로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돈이 관계의 기준이 되지 않는 방식이었다.
효연은 멤버들 간의 정서적 유대도 언급했다. 드라마 촬영으로 윤아가 극도로 바쁜 시기를 보냈을 때를 떠올리며 “윤아가 숙소에 들어오면 우리도 그때까지 안 자고 기다렸다. 잠깐 얼굴만 봐도 서로 힘이 났다”고 말했다. 경쟁자가 아닌, 서로의 회복 공간이었던 셈이다.
결혼 이야기가 나오자 효연은 “멤버들이 다 바쁘다”고 웃으며 넘겼지만, 팀에 대한 애정은 분명했다. 그는 “각자 인생이 있지만, 소녀시대라는 이름은 여전히 함께 지켜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18년 동안 수많은 걸그룹이 생기고 사라졌지만, 소녀시대가 여전히 ‘현재형’으로 남아 있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았다. 싸움을 피한 것이 아니라, 싸움이 필요 없는 관계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