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감독·아스널·이정효 라이벌’…2년 차 맞이한 강원 사령탑 정경호의 ‘2025시즌 키워드’ [MK인터뷰]

오랜 코치 생활을 끝마치고 정식 감독으로 첫 해를 보낸 강원FC의 정경호 감독. 고향 팀을 이끌며 감독 생활을 시작한 정 감독은 여전히 공부하고 대비하는 ‘성장형 캐릭터’였다.

MK스포츠는 지난해 12월 30일 강릉 오렌지하우스에서 정 감독과 2025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 감독은 시즌 내내 자신이 부족했던 부분을 탐구하며, 코치 시절부터 이어온 축구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전술과 전략에 대한 공부를 놓지 않았다.

강원FC 정경호 감독. 사진=김영훈 기자

이로 인해 강원은 2시즌 연속 파이널 A 진출과 함께 리그 5위를 기록했다. 또, 이번 시즌(2025-26)에 이어 다음 시즌(2026-2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무대 진출 가능성까지 열어놨다.

정 감독 역시 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하고, 지략가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기대받는 젊은 지도자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해를 맞이했다.

■ ‘초보감독’ 정경호.

정 감독은 지난해 강원의 새로운 사령탑이 됐다. 강원은 2024시즌 준우승 돌풍 이후 팀의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윤정환(현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이 떠난 뒤 수석코치였던 정 감독이 팀을 이끌게 됐다.

‘초보감독’이란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을 만큼 지도자로서 많은 경험을 했던 정 감독. 그는 선수 시절 K리그 통산 238경기 30골 14도움을 기록했고, 국가대표로도 41경기 6골을 넣었다. 선수 은퇴 후에는 2014년부터 모교인 울산대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성남FC, 상주상무, 강원에서 10년의 시간을 보냈다.

사진=김영훈 기자

정 감독은 부임 당시 부담과 걱정보다는 기대와 설렘으로 강원의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독하게 견딘, 늦게 핀 꽃’이라고 자신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만큼 노력하고, 공부하고, 절실한 시간을 보냈다는 뜻. 정 감독은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을 밑바탕으로 강원을 침착하게 이끌었다.

“정말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였다. 긴 코치 생활을 하면서 나름 준비도 잘했다고 생각했다. 시행착오 없이 시즌을 잘 치르고 싶었는데, 코치와 감독은 역시 다르더라. 한 경기 한 경기 이어가면서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고, 이를 보완하면서 스스로 객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즌 막판에는 좋은 결과까지 가져온 듯하다. 만족스럽다.”

정경호 강원 FC 감독(사진 오른쪽)과 신민하가 포옹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우리는 지난 시즌 48경기를 치렀다. 결국 강원이 나고, 내가 강원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즌 초반 팀이 부진했을 때는 나도 감독으로서 흔들렸던 것 같다. 이후 전술을 바꾸고, 접근을 달리하면서 팀이 반등했다. 그때 저도 다시 살아났다. 시즌 내내 우리는 중위권을 유지했다. 계속해서 상위권을 바라보기 위한 위치에 있었다. 팀도, 저도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던 시간 후에는 안정감을 찾은 것 같다.”

“길었던 코치 생활은 큰 자산이 됐다. 감사하게도 주변에서 냉정하게 평가해 준 분들이 많다. 그중에서 ‘위기 관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초보감독이 위기를 맞이하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강원은 때마다 방법을 찾고, 이를 터닝포인트로 삼았다. 이 부분을 좋게 봐준 사람들이 있었다. 팀의 위기마다 선수들과 다양한 시각과 방법을 통해 소통을 이어갔다. 코치 시절 배움이 감독이 된 후 돌아온 순간이었던 것 같다.”

“첫 해를 잘 마무리했다. 이제 두 번째 해를 맞이한다. 감독 2년 차는 저에게 시험대가 될 것 같다. 목표는 3년 연속 파이널 A와 ACL 무대 진출이다. 또, 지금보다 더 건강한 팀을 만들고자 한다. 그동안 강원이라는 팀은 상위권에 머문 팀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기회를 잡고 결과를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를 밟고 있다. 팀이 이전보다 더 단단해지고 있고, 어린 선수들이 잘 성장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강원이 지금보다 더 자리를 잡고, 우리만의 문화로 자생력을 갖춘 팀이 됐으면 좋겠다.”

■ ‘끝사랑’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

미켈 아르테타 감독. 사진=AFPBBNews=News1
아스널. 사진=AFPBBNews=News1

정 감독은 축구계 소문난 전술가다. 코치 생활 동안 학구열을 높인 이유도 자신만의 확고한 전술을 구상하기 위해서다. 배움을 향한 열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울산대 코치 시절에는 라이벌 팀(영남대·당시 김병수 현 대구FC 감독 시절)을 꺾지 못해 몰래 훈련장을 찾아가 훈련을 지켜볼 정도였다.

감독이 된 지금도 정 감독은 축구 트렌드를 쫓고, 팀 전술에 녹이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가 가장 최애하는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사령탑 미켈 아르테타다.

“코치, 수석코치를 거치면서 모셨던 감독님들한테 많은 아이디어를 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정말 많은 경기를 지켜보고, 실행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제가 갖고 있는 정보와 노력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선수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게 제 역할이고, 준비된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부분이다.”

“축구 트렌드를 쫓기 위해 해외 축구를 많이 보고 있다. 제 첫사랑이자 끝사랑은 아르테타 감독이다. 그는 상대를 이기기 위한 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선수들의 포지셔닝에 많은 공을 들인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데리고 에너지 레벨이 높은 축구를 구사하는 게 쉽지 않은데, 감독부터 선수까지 아스널 구성원 모두가 최고의 태도를 갖고 임하고 있다. 아르테타 감독 체제에서 아스널은 누구 한 명이 빛나는 것이 아닌 모두가 함께 뛰며 승리하고 있다. 팀에 그런 문화를 만들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 감독 밑에서 코치 생활 후 아스널로 향했다. 첫 해 어려운 시간도 있었지만, 점진적으로 성장했다. 많은 부분을 보고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상도 많이 보고, 다른 유형의 전술도 보고 터득하려고 한다.”

■ ‘K리그 최고 지략가’ 이정효 감독의 라이벌.

이정효 감독. 사진=김영훈 기자

정 감독이 부임 1년 차에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건 이정효 감독과의 맞대결이 아닐까. 정 감독은 광주FC를 이끌었던 이 감독을 상대로 지난 시즌 세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K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전술과 지도력을 보여준 이 감독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을 것. 두 사람은 함께 P급 지도자 라이선스 교육 과정을 함께 받아 가깝게 지내는 관계다. 정 감독은 그만큼 이 감독과 맞대결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고백했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정 감독에게 3연패 후 다시 한번 상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강원은 파이널 A, 광주는 파이널 B로 향하며 네 번째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두 감독의 지략 대결은 새 시즌에도 보지 못한다. 이 감독이 광주를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K리그2 수원삼성행을 선택했다. 정 감독은 이 감독에게 존경심과 함께 응원을 보냈다.

“선수들이 광주는 강원을 만날 때 감독님이 제일 예민하고, 강원은 광주를 상대할 때 감독님이 가장 예민하다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하더라. 나중에 알았다. 이정효 감독님은 저보다 훨씬 앞서가는 지도자다. 제가 배울 게 많고, 존경하는 사람이다. 여전히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 시즌이 끝나면 축구적인 시각을 넓히기 위해 꾸준히 유럽으로 나간다. 대단한 것 같다.”

이정효 감독 취임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제공
강원 FC 정경호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와 맞대결을 정말 많은 준비를 했던 기억이 있다. 어느 한 번은 경기 후 누가 감독실 문을 두드렸다. 이정효 감독님이었다. 감독님이 ‘정경호는 (내가) 못 이긴다’ 하시면서 들어왔다. 축구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서로 정보도 공유하고, 축구 트렌드에 대해서도 많은 걸 주고받았다. 항상 도움을 주는 감독님이다.”

“사실 지난해 코리아컵에서 이정효 감독님과 결승전에서 만나자고 약속했었다. 4강 대진이 서로 반대였다. 그래서 가장 아쉬운 경기가 전북현대와 코리아컵 4강이다. 특히 2차전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생각난다. 당시 후반전에 앞서고 있을 때 흥분하는 선수들을 가라앉히고, 팀에 밸런스를 잡아줬어야 했다. 초보감독이라 그런 포인트를 놓치지 않았나 싶다. 결승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감독으로서 많은 걸 얻은 경기였다.”

“이정효 감독님이 수원으로 향했다. 사단과 함께 움직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진심으로 응원한다. 또 한 번의 목표를 이뤘으면 좋겠다.”

정 감독과 강원은 새 시즌 담금질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29일 휴식기를 마치고 강릉에서 첫 소집을 가졌다. 이후 2026년 1월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튀르키예 안탈리아로 향했다. 2월 3일까지 전지훈련을 마친 뒤 2월 11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상하이 포트(중국)와 ACLE 리그 스테이지 7차전 홈 경기로 2026년 첫 일정을 치른다.

사진=강원FC

[강릉=김영훈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예능에 출연한 황재균이 밝힌 프로야구 은퇴 이유
“조세호, 조폭과 유착…수억대 협찬 접대 받아”
유인영, 넘쳐흐르는 볼륨감…압도적인 드레스 자태
효민, 호주 시드니 해변 과감한 글래머 비키니
여자배드민턴 안세영 말레이시아오픈 3연패 달성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