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이사’라는 직함이 사라졌다. SM엔터테인먼트가 25년 만에 보아(BoA)를 떠나보냈다. 이는 단순한 소속 아티스트와의 계약 종료가 아니다. 창립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유산이자, SM의 정체성 그 자체였던 ‘상징’이 사라졌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12일 SM엔터테인먼트는 “보아와 깊이 있는 논의 끝에 12월 31일을 끝으로 25년 동행을 마무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측은 “SM의 자부심이자 자랑이었다”며 헌사를 바쳤지만, 업계의 시선은 ‘포스트 보아’ 시대를 맞이한 SM의 무게감에 쏠린다.
보아는 2000년 만 13세에 데뷔해 불모지였던 일본 시장을 뚫고 K팝의 기틀을 닦은 ‘개국공신’이다. 그녀가 벌어들인 수익으로 SM 사옥이 지어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아는 SM의 역사 그 자체였다. 또한 그녀는 비등기 이사로서 후배 양성과 프로듀싱에 참여하며 ‘SM의 DNA’를 전수하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다.
그런 그녀의 퇴장은 SM 내부적으로 ‘이수만 시대’와의 완전한 단절을 의미한다. 경영권 분쟁 이후 ‘SM 3.0’ 체제가 들어섰지만, 보아의 존재는 과거의 영광과 정통성을 잇는 유일한 연결고이었다. 그 고리가 끊어진 지금, SM은 과거의 색깔을 지우고 온전히 새로운 색깔로 승부해야 하는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