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선수 생활은 100점 만점” ‘홈런왕’ 박병호가 돌아본 자신의 커리어 [현장인터뷰]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키움히어로즈 잔류군 선임코치로 새롭게 출발하는 박병호(39)가 자기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박병호 코치는 15일 키움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키움 잔류군 선임코치로서 새롭게 시작하는 소감을 묻는 자리였지만, 자연스럽게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보는 자리가 됐다.

그는 ‘자기 선수 생활에 대해 몇 점을 주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100점 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병호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고척)= 김재현 기자

박병호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충분하다. KBO리그 통산 1767경기 출전, 타율 0.272 출루율 0.376 장타율 0.538 418홈런 1554안타 1244타점을 기록했다. 여섯 차례(2012-15, 2019, 2022) 홈런왕에 올랐고 2012, 2013시즌 리그 MVP에 선정됐으며 여섯 차례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는 “처음에 야구를 시작해 어렸을 때부터 빛을 본 선수는 아니지만, 노력도 있었다. 전성기를 통해 홈런왕과 MVP도 해봤고, 미국에도 진출했다. 그런 부분에서 선수로서는 100점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현역 생활을 돌아봤다.

그의 말대로 박병호의 시작은 미약했다. 성남고등학교 시절 4연타석 홈런을 때리며 주목받았고 2005년 LG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았지만, 줄곧 1할대 타율에 머물며 프로 무대의 벽에 부딪혔다.

그의 인생은 트레이드 하나로 180도 달라졌다. 2011년 7월 31일,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LG가 송신영과 김성현을 받는 대가로 박병호를 심수창과 함께 넥센으로 트레이드한 것. 이후 나머지는 역사로 남았다.

박병호는 이곳에서 자신을 바꿔준 지도자들을 만났다. 가장 처음은 김시진 감독이었다. “‘어떻게 하면 삼진을 당하지 않을까’ 생각하던 선수를 ‘삼진을 당해도 칭찬받는 선수‘로 변화시켜주셨다. 내게는 큰 변화였다”며 김시진 감독이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김시진 감독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사진= MK스포츠 DB

박흥식, 허문회 코치도 그를 도왔다. “박흥식 코치님에게는 내가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기 전에 ‘초반에 좋지 않더라도 잘하고 있다, 이렇게 한 번만 말씀해달라. 그러면 나도 잘하는 줄 알고 신나서 할 거다’라고 얘기 드린 적이 있었다. 4월에 타점은 좋았지만, 타율이 낮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코치님이 인터뷰에서 ‘이런 4번 타자가 어디 있나. 중요한 순간에 쳐주지 않느냐’라는 말씀을 잊지 않고 해주셔서 신뢰할 수 있는 코치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허문회 감독님은 코치하실 때 흔히 아는 지도 방식과 다르게 하셨다. 궁금증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야 해답을 주셨다. 헷갈리지 않고 많이 신뢰하며 따를 수 있었다”며 허문회 코치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히어로즈 창단 이후 첫 가을야구 진출 시즌인 2013년을 꼽았다. “나도 무명 선수였다가 처음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당시 사연 있는 선수들이 많이 모인 팀이었다. 타선도 1번부터 9번까지 선수들도 좋았고, 서로 응원하며 끈끈한 모습들이 있었다. 선수들과 뭉치면서 가을야구에 나갔을 때 행복해하고 기뻐한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박병호는 두 차례 MVP를 수상했다. 사진= MK스포츠 DB

이후 히어로즈는 2014년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아쉽게 우승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박병호 개인으로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 시즌도 삼성라이온즈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며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 6회 강민호 타석에서 대타로 나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것이 그의 마지막 타석이었다.

그는 “그때 삼성 선수들 대부분은 (나의 은퇴를) 알고 있었다. 그때 ‘마지막 타석이 뜬공이라 아쉽다’고 얘기했었다”며 삼성 동료들과 아쉬움을 나눴다고 말했다.

2025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그는 “400홈런을 목표로 세웠고, 이를 달성하며 개인 목표는 이뤘다고 생각한다. 가을야구도 뛰어봤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뛰어봤지만, 우승을 한 번도 못 하고 은퇴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며 우승 경력없이 선수 생활을 마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장점을 살려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단, 어린 나이에 일찍 시작했으면 좋겠다”며 홈런 타자로서 걸어온 길을 절대 후회하지 않고 있음을 강조했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사진= MK스포츠 DB

이제 그는 잔류군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그의 굴곡진 커리어는 어쩌면 잔류군 선수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는 “2군 생활이 길어지는 선수들에게는 많은 칭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내가 뭐가 문제이기에 못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할 것이고, 잘하고 있다는 말보다는 ‘뭐가 안 좋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야구를 하기에 자신감이 떨어져 있을 것이다. 칭찬도 많이 해주고 긍정적인 이야기도 하고 얘기도 많이 들으며 힘든 점을 해소할 수 있게 들어주고 그러면서 운동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하는 선수로 만들고 싶다”며 지도자로서 포부도 전했다.

이어 “키움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해외로 많이 진출한 상태다. 대신 어린 선수들이 뛰고 있다. 지난 시즌 성적이 안 좋았지만, 경험을 많이 쌓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경험을 잊지 않고 준비 잘해서 잠재력을 터트렸으면 한다. 2군, 3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환경이기에 밑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도전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고척=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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