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제가 잘되라고 해주시는 말씀” 한전 세터 하승우에게는 감독의 잔소리도 힘이 된다 [현장인터뷰]

“그때 마지막에 내가 너무 못했다.”

한국전력 세터 하승우(31)는 지난 15일 우리카드와 4라운드 경기를 되돌아보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시 한국전력은 우리카드와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2-3으로 아쉽게 졌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 그는 라커룸에서 권영민 감독에게 한 소리 들어야 했다. 권 감독은 2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홈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 끝나고 뭐라고 했다”며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선수에게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한국전력 세터 하승우는 권영민 감독의 조언을 새겨들었다. 사진 제공= KOVO

그대로 끝났다면 선수에게 그저 패배의 분노를 푸는 꾸중으로 들릴 수 있었겠지만, 권영민 감독은 그런 감독은 아니었다. 그는 이후 하승우를 비롯한 주전급 베테랑들을 불러 모아 소주를 나눴다.

“미안해서 소주 한 잔 먹으며 ‘나도 세터 출신이기에 이해한다’고 얘기했다. 승우도 ‘중요한 상황에서 흔들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더라.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거 하라’고 얘기했다.” 권영민 감독의 설명이다.

그 조언이 통한 것일까. 20일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하승우는 팀의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이끌었다. 1세트 김정호와 서재덕, 두 아웃사이드 히터에게 볼을 고르게 배분하며 베논이 숨돌릴 시간을 벌어줬고 덕분에 베논은 중요한 세트 막판 고비 때 마다 득점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권영민 감독은 “지난 두 경기 베논에게 점유율이 몰렸고 그러면 안 될 거 같아서 이날 경기는 국내 선수를 활용하는 것을 연습했다. 세터가 이를 잘 이행했다”며 하승우의 활약을 칭찬했다.

하승우는 이날 대한항공전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사진 제공= KOVO

하승우는 “지난 두 경기 지면서 쇼(베논의 애칭)가 힘들어해서 미안했다. 오늘은 많이 도와주려고 했다. 공이 많이 몰리는 거 같아 분배하려고 했다. 생각을 많이 했는데 생각대로 잘 풀려 기쁘다. 우리는 우리가 할 것만 하면 못 이길 팀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에게 권영민 감독과의 ‘술자리 토크’에 관해 물었다. “감독님이 경기가 안 풀릴 때가 있으면 가끔 그렇게 자리를 마련하신다”며 말을 이은 그는 “지난 경기 마지막에 너무 못해서 감독님께 한 소리 들었다. 다 잘되라고 해주시는 말씀이라 받아들였다. 나도 내가 못해서 진 거 같아 팀에 미안했다. 바뀌려고 노력했다”며 감독의 쓴소리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경기 후 코치진이 뽑아준 데이터를 본 그는 “속공, 아니면 쇼에게 올리는 공격이 많았다. 오늘은 레프트(아웃사이드 히터)를 믿고 올려도 된다고 해서 믿고 해봤다”며 이날 경기 변화를 준 것에 대해 말했다.

1위팀 상대로 좋은 경기 했지만, 여전히 아쉽다. 자신의 토스에 점수를 매겨달라고 하자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60점을 매겼다.

베논은 하승우를 칭찬하면서 더 꾸준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남겼다. 사진 제공= KOVO

베논은 하승우에 대해 “손이 정말 빠른 선수”라고 말하면서도 “멘탈만 제대로 잡으면 최고의 세터가 될 거 같은데 가끔 너무 자신에게 힘들게 하려고 한다. 오늘은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보다 꾸준한 경기력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말을 남겼다.

하승우는 베논을 “워낙 세계적인 선수”라고 칭하면서 “나이는 나보다 어린데 내가 맨날 끌려가서 혼난다. 키도 크고 구석에서 얘기해서 혼나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쇼가 멘탈적인 면에서 도움을 주고 있고, 나도 잘 받아들이고 있다. 도움이 되는 말이기에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다. 경기하면서 ‘토스는 네가 하는 건데 주위 시선은 신경 쓰지 말라. 잘할 수 있다’는 말을 꾸준히 해주고 있다”며 동료에게서 듣는 조언을 소개해줬다.

V-리그에서 벌써 아홉 번째 시즌을 맞이한 그는 지난해 상근예비역 전역 후 바로 팀에 합류, 주전 세터로 활약하고 있다. “처음에는 체력이 부족했는데 지금은 올라가는 기분이다. 경기하며 힘들다는 생각은 없다. 감독님이 관리를 잘해주고 있다”며 체력 유지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번 시즌 이후 FA가 되는 그는 “쇼가 내년에도 함께한다면 나도 남겠다”며 현 소속팀과 동료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원=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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