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무리뉴 SL 벤피카 감독이 기적의 드라마를 썼다.
벤피카는 1월 29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에스타디오 다 루즈에서 열린 2025-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최종전(8차전) 레알 마드리드와의 맞대결에서 4-2로 이겼다.
벤피카는 3승 5패(승점 9점·골득실 –2)가 되면서 UCL 리그 페이즈 24위에 올랐다. 벤피카는 레알전 승리로 9위부터 24위까지 주어지는 UCL 16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했다. 총 36개 팀이 참가하는 UCL에서 각 팀은 8경기를 치른다. 상위 8개 팀이 16강으로 직행하고, 9~24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러 16강 진출 팀을 가린다.
벤피카는 전반 30분 레알 간판스타 킬리안 음바페에게 선제 실점하며 끌려갔다.
벤피카는 빠르게 따라붙었다. 선제 실점을 내주고 6분 뒤 안드레아스 시엘데루프가 헤더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벤피카는 전반 추가 시간 반젤리스 파블리디스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9분엔 시엘데루프가 멀티골에 성공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벤피카는 후반 13분 음바페에게 추격골을 허용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벤피카가 3-2로 승리하는 상황. 벤피카가 UCL 16강 진출 가능성을 살리려면 1골이 더 필요했다. 2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만 했다.
후반 추가 시간 놀라운 장면이 나왔다.
벤피카의 프리킥이었다. 벤피카 수문장 트루빈이 공격에 가담해 극적인 헤더골을 터뜨렸다. 무리뉴 감독은 트루빈의 득점이 터지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벤피카는 트루빈의 극장골에 힘입어 UCL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에 따르면,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사실 2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한다는 걸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스태프에게 1골이 더 필요하다는 걸 들었다. 트루빈이 세트피스에서 역사적인 골을 넣었다. 정말 대단했다”고 돌아봤다
무리뉴 감독은 계속해서 “아주 기분 좋은 승리다. 상대 선수인 음바페는 두 번의 기회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 우린 그런 음바페를 앞세운 레알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벤피카엔 큰 의미가 있는 승리다. 우리가 레알을 상대로 이겼다”고 했다.
벤피카가 UCL 16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했지만, 16강 진출을 장담할 순 없다. 벤피카가 UCL 16강으로 향하려면 레알이나 인터 밀란을 상대로 이겨야 한다. 레알, 인테르 모두 무리뉴 감독이 지휘했었던 친정 팀이다.
무리뉴 감독은 “두 팀 모두 좋아한다. 오늘처럼 익숙한 팀과 친구들을 만나는 건 즐거운 일이다. 레알이나 인테르 모두 UCL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이라고 했다.
무리뉴 감독은 “다 루즈에서의 역사적인 밤”이라면서 벤피카 팬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도 전했다.
무리뉴 감독은 “이 승리가 우리를 향한 존중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과격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말고, 진정해 주길 바란다. 우린 매번 이길 수 없다. 지는 날도 있다. 그러면 다시 공격받는다. 내가 바라는 건 벤피카와 선수들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라고 강조했다.
무리뉴 감독은 기자회견 말미 자신의 제자였던 아르벨로아 레알 감독에게 사과한 사실도 전했다. 후반 추가 시간 벤피카의 득점이 터진 뒤 무리뉴 감독이 크게 환호하는 세리머니를 한 까닭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아르벨로아 감독에게 사과했다. 다행히 아르벨로아 감독이 이해해 줬다. 그 순간이 광기의 시간이라는 걸 이해해 준 것”이라고 했다.
무리뉴 감독이 UCL 1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또 한 번의 마법을 부릴지 관심이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