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국가를 대표하는 영광스런 자리지만, 이 기간에도 미국은 국론 분열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AP’는 9일(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자국 선수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고 전했다.
발단은 프리스타일 스키 미국 대표로 참가한 헌터 헤스의 발언이었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 단속 조치 속에 미국 대표로 참가하는 소감을 묻자 “만약 이것이 내 도덕적 가치관과 일치한다면, 나는 국가를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성조기를 달고 있다고 해서 미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사실상 현 행정부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음을 밝힌 그의 발언은 많은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유튜버 출신 복서 제이크 폴은 자신의 X에 “이 나라를 대표하고 싶지 않다면 다른 곳에 살아라”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현재 밀라노를 방문중으로 J.D. 밴스 부통령과 함께 미국팀이 출전한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밀라노를 찾지않은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헤스를 “진정한 루저”라고 표현하면서 “그가 말하기를 자신은 동계 올림픽에서 이 나라를 대표하지 않는단다. 만약 그렇다면, 그는 그 팀에 지원하면 안됐다. 그가 뽑힌 것은 굉장히 나쁜 일”이라고 일갈했다.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올림픽 선수는 헤스만이 아니었다. 프리스타일 스키 대표 크리스 릴리스는 “국가는 모든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고 시민들을 사랑과 존경으로 대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바로 우리가 보여주고자 하는 미국의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피겨 대표 앰버 글렌은 LGBTQ+(성소수자) 사회가 트럼프 행정부 기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후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단지 내 생각이 어떤지를 물어서 목소리를 냈을 뿐인데 엄청난 양의 증오와 협박을 받았다”며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 소셜 미디어 활동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선수들을 향한 모욕적이고 유해한 메시지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문제가 된 내용들을 삭제하고 신빙성 있는 위협의 경우 사법 당국에 보고하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이들은 “미국 대표 선수들을 확고히 지지하며 그들의 정신 건강과 안전을 위한 헌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