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한 목소리와 젠틀한 외모로 안방극장의 주부들을 사로잡았던 ‘중년의 아이돌’, 배우 김병세(63)가 브라운관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가 밝혀졌다. 작품 속에서 수많은 로맨스를 그렸던 그가 현실에서 진짜 ‘운명의 짝’을 만나 영화 같은 결혼 생활을 즐기고 있었던 것.
김병세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병세세상’을 통해 지난 2019년, 15세 연하의 사업가와 백년가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렸다.
김병세의 마지막 작품은 2018년 MBC ‘부잣집 아들’이다. 그는 영상에서 당시를 “인생의 가장 큰 터닝포인트”라고 회상했다.
촬영 도중 미국에 계신 어머니가 작고했지만, 바쁜 스케줄 탓에 임종은커녕 장례식조차 지키지 못했던 불효의 죄책감이 컸기 때문이다.
드라마 종영 직후 어머니 산소를 찾기 위해 떠난 미국행. 그곳에서 운명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귀국을 며칠 앞두고 지인의 소개로 나간 자리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난 것. 김병세는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데 후광이 보였다. 선녀나 천사가 내려오는 느낌이었다”며 첫눈에 반했던 순간을 묘사했다. 수많은 멜로 연기를 해온 베테랑 배우조차 압도당한 강렬한 이끌림이었다.
사랑 앞에 나이도, 국경도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15세 연하라는 나이 차이와 태평양을 건너야 하는 장거리였지만, 김병세는 “이 여자가 아니면 더 이상 결혼은 없다”는 확신이 섰다고.
그는 귀국 3주 만에 다시 미국으로 날아가 “말 그대로 들이댔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만난 지 단 90일 만에 프러포즈를 감행, 2019년 결혼에 골인했다. 현재 그는 시민권자인 아내 덕분에 영주권을 취득해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김병세의 결혼 소식에 대중은 그의 화려했던 전성기를 다시금 떠올리고 있다. 1993년 영화 ‘웨스턴 애비뉴’로 데뷔한 그는 뚜렷한 이목구비와 서구적인 마스크로 단숨에 주목받았다.
특히 드라마 ‘허준’, ‘올인’, ‘불새’, ‘내 남자의 여자’ 등 당대 최고의 히트작에 필수불가결한 조연으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아침 드라마와 일일극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며 ‘아침 드라마계의 장동건’, ‘주부들의 엑소’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특유의 느끼하면서도 다정한 눈빛 연기는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할 정도로 화제였다.
악역과 로맨티시스트를 오가며 브라운관을 누볐던 김병세. 이제는 한 여자의 남편이 되어 ‘현실판 로맨틱 코미디’를 쓰고 있는 그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대중 앞에 다시 설지 기대가 모아진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