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룬 베네수엘라, 대표팀 간판 타자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는 국민들에게 에너지와 기쁨을 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아쿠냐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탈리아와 4강전을 4-2로 이긴 뒤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들은 내일 경기를 즐길 자격이 있다”며 소감을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에 체포되는 등 불안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WBC는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아쿠냐는 ‘많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이번 대회에서 해방감을 느끼고 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우리는 야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정치 문제와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똑같은 에너지와 기쁨을 갖고 내일 경기에 임할 것이다. 우리 나라는 이를 누릴 자격이 있다”며 국민들을 위해 승리를 안겨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아쿠냐는 사촌 마이켈 가르시아와 함께 뛰었다. 두 선수는 7회 안타를 합작하며 팀의 역전에 기여했다.
아쿠냐는 “우리는 함께 자라면서 많은 기억을 갖고 있다”며 사촌 마이켈과 추억에 대해 말했다. “우리는 아버지가 미국에서 뛸 때 같은 집에 살았고, 함께 야구를 했었다. 그때마다 내가 지거나 동생이 지면 서로 티격태격 싸웠다. 그리고 오늘 그 꿈이 이뤄졌다”며 사촌과 함께 승리를 합작한 소감을 전했다.
함께한 마이켈은 “우리가 WBC에서 함께 뛴 것은 우리와 가족 전체에게 정말 기쁜 일이었다. 우리는 윈터볼과 WBC에서 함께 뛰는 모든 순간을 즐겼다. 이것은 우리 가족의 목표이기도 했다”며 말을 더했다.
경기 후 클럽하우스 분위기를 묻자 마이켈은 “우승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데 오늘 이겨서 행복했다. 선수들이 춤추고 난리가 났다. 내일 미국과 경기할 수 있어 기쁘다. 내일도 오늘, 지난 8강전과 똑같이 경기할 것이다. 그리고 세계에 베네수엘라가 어떤 팀인지 보여주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베네수엘라는 3년전 WBC 8강에서 미국에 패해 탈락했다. 아쿠냐는 “야구는 늘 내게 기회를 준다. 삶은 참 아이러니하다. 미국과 다시 붙을 수 있어서 기쁘다. 상대는 슈퍼스타로 가득한 팀이다. 그러나 우리도 좋은 팀을 갖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경기를 할 것이다. 어떻게 될지 보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WBC 우승을 “내 커리어 가장 큰 성취”로 꼽은 그는 “나는 소속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를 사랑하지만, 그전에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났다”며 국가를 대표하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도 말했다.
한편, 오마 로페즈 베네수엘라 감독은 “국가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정말 많은 분들이 이 계획에 참여했고, 협업한 끝에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선수들을 코치하는 것은 대단한 책임감을 필요로 한다. 큰 기쁨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 모든 이들이 기뻐하는 순간을 상상했는데 그 꿈이 이뤄졌다”며 결승 진출의 의미에 대해 말했다.
그는 “(투수코치) 요한 산타나도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하루 뒤 미국과 결승전에서 총력전을 펼칠 것임을 예고했다.
[마이애미(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