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제르맹과 바이에른 뮌헨 모두 공을 잡았을 때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는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빨랐다. 코트를 쉴 새 없이 오가는 농구를 보는 듯했다.
단 1초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골이 들어갈 것처럼 느껴졌다. 양 팀의 경기력은 경기에만 완전히 몰입하도록 만들었다.
4월 29일(이하 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1차전의 승자는 PSG였다. PSG는 전반 17분 해리 케인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 실점을 내줬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마치 2골 차 이상 뒤진 경기를 90분 안에 뒤집어야만 하는 팀처럼 공을 잡으면 무섭게 내달렸다.
PSG는 이날 뮌헨을 5-4로 제압했다.
후반 13분 우스만 뎀벨레가 멀티골에 성공했을 때 스코어는 5-2였다.
이후 PSG의 수비 집중력이 조금 떨어지면서 뮌헨에 맹추격을 허용하긴 했지만 이겼다.
리오넬 메시,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를 보유하고도 UCL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PSG가 지난해 꿈에 그리던 유럽 챔피언에 오른 강인함을 또 한 번 보여줬다.
현존하는 최고의 명장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PSG는 짜임새 있는 경기력으로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팀이다.
한국 팬들에게도 이날 경기는 큰 주목을 받았다.
PSG에서 활약 중인 이강인, 뮌헨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가 UCL 4강에서 맞대결을 펼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이강인과 김민재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출전 기회를 받진 못했다.
김민재는 올 시즌 주전과 교체를 오가는 준주전급이다.
김민재는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3경기(선발 17)에서 1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김민재는 UCL 7경기(선발 3)에도 출전했다.
이날 김민재는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뮌헨의 경기 상황이 김민재보단 공격수를 투입해야 하는 쪽에 가까웠다.
이강인은 다르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UCL 토너먼트부터 큰 무대에선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한다. 그라운드를 밟아도 교체로 잠깐 뛰는 수준이다.
이강인이 중요 경기에서 멀어지기 시작한 건 2024-25시즌 후반기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합류한 이후부터다.
반등의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이강인은 로테이션 자원으로 리그에서 선발과 교체를 오간다.
이강인이 PSG의 중요 경기에서 선택받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간단하다. 공격 포인트 생산력이 경쟁자들보다 떨어진다.
이강인은 PSG에서 오른쪽 공격수로 가장 많이 활용된다. 뎀벨레가 부상 등의 이유로 빠지면, 제로톱을 맡기도 한다.
뮌헨전에 선발로 출전한 뎀벨레, 크바라츠헬리아, 데지레 두에는 이강인보다 빠르기도 하다. 단순히 속도만 빠른 게 아니라 볼 처리 속도에서도 앞선다. 강인한 체력과 압박, 수비 가담에 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들은 엔리케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완벽히 이행한다는 뜻이다.
이강인의 공격 포인트 생산 능력은 선발과 교체를 오가는 브래들리 바르콜라, 곤살루 하무스와 비교해도 떨어진다.
PSG는 현재 세계 최고의 팀으로 꼽힌다.
이강인이 빼어난 능력을 갖춘 선수인 건 맞지만, 그보다 뛰어난 선수가 즐비한 게 PSG다.
명승부가 펼쳐진 UCL 준결승 1차전은 이강인이 중요 경기에서 선택받지 못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