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이 강등 위기 속에서도 고개를 들었다.
토트넘은 5월 4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2025-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애스턴 빌라와의 맞대결을 벌인다.
토트넘은 벼랑 끝에 서 있다.
토트넘은 올 시즌 리그 34경기에서 8승 10무 16패(승점 34점)를 기록 중이다. EPL 20개 구단 가운데 18위다. 이대로 시즌을 마치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으로 강등된다.
EPL에선 매 시즌 18~20위가 챔피언십으로 내려간다. EPL엔 승강 플레이오프가 없다.
토트넘은 강등권 탈출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분위기는 바꿨다. 토트넘은 지난달 25일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원정에서 1-0으로 이겼다. 2026년 첫 리그 승리였다.
토트넘과 17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승점 차는 2점이다. 빌라 원정에서 어떻게든 이겨야 강등권 탈출을 바라볼 수 있다.
문제는 주축 선수의 연이은 부상이다.
핵심 자원 사비 시몬스가 울버햄프턴 원정에서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란 악재를 맞이했다. 도미닉 솔란케도 부상을 입어 정상이 아니다.
안 그래도 힘겨운 잔류 경쟁을 펼치는 토트넘에 또 다른 부담이 생겼다.
하지만, 데 제르비 감독은 물러서지 않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데 제르비 감독은 빌라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티브이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걸 봤다. 논쟁을 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토트넘의 잔류는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모두가 울고 있다. 모두가 ‘우린 강등됐다’고 말한다. 아니다. 아직 아니다.”
데 제르비 감독은 이어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는 경기장에서 죽어라 뛰어야 한다. 물러설 수 없다. 패배는 곧 죽음이다. 지기 전에 우리는 더 뛰어야 한다. 다 쏟아내야 한다. 무조건 싸워서 이겨야 한다.”
강한 메시지였다.
토트넘은 아직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 데 제르비 감독은 웨스트햄과의 승점 차를 강조하며 잔류 가능성이 살아 있다고 봤다.
“우리는 웨스트햄보다 승점 2점이 적다. 웨스트햄도 어려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지금이 최고의 순간은 아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인 건 맞다.”
그다음 말이 더 강했다.
“패배자들이 운다. 패배자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나는 내 주변 사람들이 울거나 나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분명한 경고였다.
데 제르비 감독은 토트넘 내부에 퍼진 부정적인 분위기를 가장 큰 적으로 봤다.
데 제르비 감독은 “지금 가장 중요한 도전은 우리 안의 목소리를 잠재우는 것”이라며 “선수들, 코칭스태프, 팬들 안에 있는 목소리다. 그 목소리는 부정적인 생각을 만든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운이 없고, 부상이 너무 많다. 최근엔 시몬스를 잃었다. 시몬스는 최근 두 경기에서 가장 중요하고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의료진이 충분하지 않다거나, 경기장과 훈련장 상태가 좋지 않다거나, 2026년에 많이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2~3연승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고 짚었다.
데 제르비 감독은 단호했다.
“그건 모두 부정적인 이야기다. 쓰레기 같은 생각이다. 나는 우리를 믿는다. 선수들을 신뢰한다. 우리가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고 싶다.”
빌라전은 쉽지 않다. 순위만 확인해도 안다. 빌라는 EPL 5위로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을 바라본다.
빌라는 우나이 에메리 감독 체제에서 조직력과 경기 운영 능력을 모두 갖췄다.
하지만, 데 제르비 감독은 기적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EPL에서 가장 좋은 팀 중 하나를 상대하러 간다. 에메리 감독을 진심으로 존중한다. 하지만, 토트넘이 빌라 파크에서 이긴다고 해서 기적은 아니다.”
데 제르비 감독은 “우리가 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린 빌라 원정에서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건 기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부상자를 핑계로 삼지 않았다. 시몬스와 솔란케가 빠져도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고 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솔란케와 시몬스가 다쳤다면 랑달 콜로 무아니, 마티스 텔, 히샬리송이 뛸 수 있다. 이들은 더 나쁜 선수가 아니다. 특징이 다를 뿐 아주 좋은 선수들”이라고 했다.
이어 “페드로 포로,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반 더 벤, 로드리고 벤탄쿠르, 주앙 팔리냐, 코너 갤러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핑계는 없다.
데 제르비 감독은 “토트넘이 여전히 빅클럽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우리는 긍정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빅클럽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운이 좋다고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토트넘의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 부상자는 늘었고, 강등권 탈출까지는 갈 길이 멀다.
데 제르비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아직 강등된 게 아닌 까닭이다.
목표는 명확하다. 빌라 원정 승리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