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가요계를 뒤흔들었던 톱 여가수가 지독했던 사생활 논란의 덫을 깨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원정 성매매라는 치명적인 주상절리를 남긴 채 무대를 떠났던 가수 지나(G.NA)가 ‘노래’를 핑계로 대중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복귀 간보기에 나선 모양새다.
지나는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노래는 나의 가장 행복한 부분을 드러내게 해준다”는 글과 함께 차 안에서 목청을 높여 노래를 부르고 있는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지나는 과거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워내려는 듯 쾌활한 분위기 속에서 즐거운 표정으로 열창해 시청자들의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지나는 영상과 함께 “오랫동안 그 느낌이 어떤 건지 잊고 살았다. 하지만 조금씩 음악이 다시 나 자신을 찾아가게 도와주고 있다”며 음악을 향한 여전한 집착을 드러냈다. 이어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언젠가 제 이야기를 온전히 나눌 수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그때까지 나는 계속 정직하게 노래를 부를 것”이라고 덧붙여 향후 본격적인 활동 재개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지나의 이번 행보는 꽤나 치밀하고 지독한 리스크 관리다. 지난해 가을부터 SNS에 “숨기 위해서가 아닌 살아남기 위해 사라졌다”며 잠적 배경을 해명하는 빌드업을 거친 뒤, 마침내 ‘본업인 음악’을 무기로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의 커리어는 2016년 한순간에 붕괴했다. 2010년 ‘꺼져 줄게 잘 살아’로 화려하게 데뷔해 ‘블랙 앤 화이트(Black & White)’, ‘톱 걸(Top Girl)’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독보적인 솔로 여가수로 군림했으나, 미국에서 주식 투자가를 포함한 자산가들과 원정 성매매를 갖고 수천만 원을 챙긴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지나는 “지인인 줄 알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법원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00만 원의 벌금형 명령을 내렸다.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으로 범죄 사실이 확정되었음에도, 이제 와 “정직하게 노래하겠다”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대중의 기억을 눈가림하려는 면피성 합리화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이 범죄를 세척해 주는 벼슬은 아니다. 지나는 오랜 자숙 끝에 ”살아남기 위해 사라졌었다“며 피해자 중심의 서사를 구축하려 하지만, 성범죄 전과를 안고 살아가는 연예인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뼈말라’급으로 차갑고 날이 서 있다.
진실된 반성 없이 감성적인 문구와 가창 영상 뒤로 숨어 은근슬쩍 마이크를 잡으려는 지나. 10년의 공백을 깨고 던진 그의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진정한 음악적 갱생의 신호탄일지, 아니면 소나기만 피한 뒤 던지는 뻔뻔한 노크일지 대중의 매서운 검증 매커니즘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