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월드컵 출전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FC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팀 훈련을 마친 뒤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정말 벅차오르는 기분”이라며 월드컵 출전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2014 월드컵을 시작으로 매 대회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아온 그는 “축구 선수로서 월드컵 무대에 서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다. 몇 번을 출전했든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든 상관없이 꿈처럼 느껴진다.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훌륭한 우리나라를 대표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막중한 책임감이 따르지만,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며 대표팀에서 뛰는 것의 의미에 관해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를 모두가 즐기는 축제 같은 무대로 만들고 싶다. 모두가 4년을 기다려온 대회다. 선수들도 이 대회를 위해 4년간 땀 흘려왔다. 이번 대회를 즐겁게 치르며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월드컵을 생각하면 항상 어린아이가 되는 거 같다. 월드컵은 항상 내게는 꿈의 무대였다. 어린 시절 월드컵을 보면서 ‘아, 나도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 저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월드컵을 네 번을 뛰든, 세 번을 뛰든 몇 번째든 상관없이 그런 열정과 마음은 똑같은 거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월드컵도 초심을 갖고 내가 가진 능력, 그 능력이 운동장 안에서 능력일 수도 있고 밖에서 능력일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은 최선을 다해 펼쳐내 보이고 싶다. 그걸 했을 때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 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내게는 큰 목표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축구 팬들도 사랑해주실 거 같다”는 말도 전했다.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골이 없었던 것과 관련해서는 “팬들은 골을 넣는 것을 많이 좋아해 주시고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축구는 혼자만의 스포츠가 아니다. 나 말고도 팀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월드컵을 준비하면서도 팀이 잘할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 소속팀에서도 마찬가지다. 골을 많이 넣지 못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특별하게 준비하고 싶다.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며 대표팀 성적으로 팬들에게 즐거운 월드컵을 만들어 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지난해 8월부터 MLS에서 뛰고 있는 그는 “정말 즐거웠다”며 미국에 머문 시간을 돌아봤다. 환상적인 순간도, 고통스러운 순간도 있었다. 이동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그래도 좋은 점도 있었다. 멋진 도시들을 방문하고 각기 다른 분위기의 팬들을 만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운이 좋게도 나는 가는 곳마다 팬들이 열렬한 성원을 보내줬고 경기장도 거의 만원 관중이었다. 내게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경험이었다. 월드컵을 찾은 모든 이들이 즐겁게 지낼 거라 생각한다“며 월드컵을 위해 미국을 찾을 모든 이들이 좋은 경험을 하고 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오는 주말 시애틀 사운더스FC와 홈경기를 치른다. 월드컵 휴식기 직전 마지막 경기다.
그는 “나는 먼 미래의 일에 대해 미리 생각하는 편은 아니다. 하루하루, 경기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있다”며 당장은 눈앞에 놓인 경기에 집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LAFC는 지난 CONCACAF 챔피언스컵 4강 탈락 이후 정규시즌에서 3연패를 기록하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상황이 우리 뜻 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정말 힘들고 답답하다. 그러나 나는 축구판에 오래 있었고, 이 바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고 있다. 가끔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 있기도 하다. 좋은 성적을 거둘 때는 분위기가 고조되기도 하지만, 지금은 여전히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시련을 겪으며 뭔가를 배울 때도 있기에 지금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고 본다. 여전히 팀 분위기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지난 내슈빌, 세인트루이스와 원정 2연전은 승점 0점짜리 경기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경기들에서 이겼다면 분위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축구는 결과로 말하는 스포츠지만, 우리는 여전히 과정을 밟아가고 있고 모두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데니 부앙가와 호흡에 대해서는 “딱히 걱정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부앙가가 새로운 감독 아래서 손흥민과 호흡에 어려움을 털어놓은 것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다소 오해가 있는 거 같다. 우리는 여전히 맞춰가는 과정에 있고, 감독님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감독님은 언제나 최선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도 애쓰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에게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불공평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책임은 선수들에게도 있다”며 감독을 두둔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부앙가의 관계가 경기장 위에서 항상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호흡은 여전히 훌륭하다. 득점을 못 한다고 유대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요즘에는 다비드 마르티네스같은 젊은 선수들이 활약중인데 그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지난해 모습은 우리 표현대로라면 과대평가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여전히 발전하기 위해 노력중이니 걱정하지 않는다. 부앙가는 정말 놀라운 실력을 갖춘 선수고, 나도 내 실력에 확신을 갖고 있다”며 다시 진가를 보여줄 때가 올 것임을 믿고 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