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캐스터’ 전현무의 2년 연속 ‘연예 대상’의 꿈은 이뤄질까. 우여곡절 끝에 월드컵 중계에 뛰어든 KBS는 예능을 앞세운 전현무와 전문성을 앞세운 이영표, 그리고 두 사람을 아우른 남현종의 조합으로 본격적인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아트홀에서 KBS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영표, 전현무, 남현종이 참석했다.
KBS에서 지상파 독점 생중계될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은 ‘대한민국을 하나로! 월드컵은 KBS’라는 슬로건 아래 이영표 해설위원을 필두로 전현무, 남현종 캐스터뿐 아니라 박주영, 김신욱, 조원희, 박찬하, 정우원 등 중계진으로 구성됐다.
앞서 JTBC는 2026∼2032년 동·하계 올림픽과 2025∼2030년 월드컵 단독 중계권을 확보한 뒤 지상파 3사에 재판매를 시도했으나, 협상이 결렬되면서 지난 2월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독점 중계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이에 JTBC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를 위해 지상파 3사와 재협상을 진행해 왔다.
JTBC는 지상파 3사에 140억원의 중계권료를 최종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KBS는 20일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공동 중계하기로 합의했으며, SBS와 MBC는 최종 불발됐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상당한 적자가 예상되지만,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JTBC가 제안한 북중미 월드컵 최종 제안 금액을 수용했다”며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KBS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을 놓고 공영방송으로서 수신료를 받는 만큼 책무를 다하기 위해 어렵게 결정했음을 알린 송재혁 스포츠센터장 단장은 “최종 협상이 4월 말이었다. 중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이번에는 준비 기간이 굉장히 짧았다. 지난 2달동안 시간이 빠듯했지만, KBS가 그동안 월드컵을 빠지지 않고 했기에 노하우를 잘 살려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월드컵 중계를 위해 KBS는 AI를 활용한 경기 예측, 분석, 다국어 번역 서비스, 시청자 예측 이벤트 등을 준비했다. 여기에 KBS 2TV는 전체 104경기 중 약 87.5%에 달하는 91경기를 집중 편성하여 사실상의 ‘월드컵 전용 채널’로 핵심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 하이라이트, 전문 데이터 분석을 융합한 스마트 콘텐츠를 연계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여기에 KBS를 대표하는 간판 캐스터와 전문 해설위원진을 전면 투입하여 중계의 몰입도를 높이고 채널의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한다.
무엇보다 이번 중계의 핵심은 이영표, 전현무, 남현종의 중계 캐스터 조합이다. 생애 처음으로 월드컵 중계를 맡게 된 전현무는 “처음으로 캐스터로 인사드린다. 방송을 했음에도 신입 캐스터로 무거운 직책을 맡게 됐다”며 “예능할 때와 다른 부담감과 긴장감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다행히 3명의 조합에 대해 우려보다 기대를 많이 해줘서 거기에 힘을 얻고 임하고 있다. 축제 현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족함을 기운과 기세로 매울 예정”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동안 자신의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수많았던 월드컵 중계 제안을 고사해 왔던 전현무는 이번 캐스터 제안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월드컵의 분위기가 잘 안 사는 것 같았고, 이에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12년 만에 캐스터 제안을 수락했다. 저는 여전히 못하고, 신입이고, 아는 것도 없지만, 그때와 지금의 마음가짐이 그때와 다르다”며 “요즘 월드컵으로 온 국민이 하나 됐던 느낌은 못 느끼는 거 같아 안타까움이 있었다. 중계를 통해 최대한 월드컵의 붐을 일으키고 선수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광대처럼 열심히 뛰려고 한다. 축제 분위기를 불러 일으키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축구와 월드컵 중계에 전문성을 자랑하는 이영표와 예능의 특화된 전현무와 함께 콤비를 이르게 된 남현종은 “축구의 전설 이영효와 방송계의 전설 전현무와 함께 중계를 맡게 됐다”며 “재미있는 중계 보여드릴 것”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영표는 8년 만에 KBS 월드컵 해설위원으로 돌아왔다.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고 뛸지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연 이영표는 “은퇴 이후 축구 대표팀 경기를 응원하는 팬들의 마음도 느끼게 됐기에, 선수와 팬들의 마음을 두루 살펴서 경기장과 시청자들을 직선적으로 솔직한 중계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현무와 남현종의 중계 케미에 대해 “두 분의 장점이 뚜렷하다. 남현종 캐스터는 최연소 어린 나이에 월드컵 메인 중계를 하고 있다. 그만큼 능력이 있다는 뜻인 만큼, 이를 인정해줘야 할 것 같다. 전현무는 특별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많은 캐스터와 함께 축구 중계를 했는데, 단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던 스타일이어서 기대가 된다. 이런 멘트를 할 수 있다나 오늘도 몇번 놀랐다. 전현무에 대해 적응 중에 있다. 제가 중계를 하면서 느겼던 것을 시청자들도 많은 것을 보셨을 텐데 긴 시간 동안 축구를 보시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중계를 보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월드컵은 JTBC와 KBS 채널에서 중계된다. JTBC와 차별화된 중계에 대해 남현종은 “KBS가 월드컵 중계권을 갑자기 샀다고 해서 마음이 급하지 않았다. 공영방송 캐스터로 준비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우리만의 강점은 그동안 한 번도 빼먹지 않고, 오랫동안 스포츠 중계를 했기에 거기서 오는 노하우와 공영방송이 만든 품격있는 언어로 품격있는 중계를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다”고 전했다.
전현무는 JTBC와의 차별점에 대해 ‘자신’을 가리키며 “제가 없다면 JTBC와 KBD는 자웅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축잘알’이 펼치는 교과서 같은 중계가 펼쳐진다. KBS 중계의 차별점은 바로 ‘전현무가 끼었다’라고 할 수 있다. 무식하면 용감할 수 있다는 걸 몸소 체험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축구를 잘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들도 많이 본다. 그런 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기에, 제가 하는 무식한 질문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영표는 “중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표팀이 어떤 상황이고 장점이 뭐고, 부족한 점이 뭔지를 분석해서 전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나는 세 팀을 입체적으로 보고, 분석해서 상관관계와 역학관계를 찾아내고 이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할 거 같다. 무엇보다 TV 시청자들은 카메라 앵글을 통해서 경기장을 확인하는데, 현장에 보면 앵글 밖에 많은 것이 일어난다. 반발 빠르게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달했다.
무엇보다 이번 월드컵 중계에 임하는 전현무의 각오는 남다르다. ‘첫 도전’에 대한 떨림도 있지만, 2년 연속 KBS 연예대상의 ‘대상’ 여부가 달린 것. “2년 연속 연예 대상 수상을 기대하지 않는 건 아니다. 늘 기대하고 있고 지금부터 준비 중”이라고 솔직하게 말한 전현무는 “연예대상과 월드컵 중계와 매우 직결돼 있다. 이걸 안 하면 백날 잘해도 연예대상을 안 줄 거 같다. 잘 나와야 성과를 인정해주기에, 홍명보와 같은 마음이다. 잘 돼야 한다. 팀이 잘만 올라가면 다 용서해주지만, 성적이 안 좋으면 사소한 말실수도 지탄이 될 수 있다”며 “올해 연예대상은 월드컵 중계 시청률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이 돼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축잘알’들이 많은 만큼, 많이 공부하고 있음을 알린 전현무는 “웃기더라도 기본적인 것은 실수하지 말자 싶어서 틈틈이 축구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고 근황에 대해 전했다. 남현종은 전현무와의 호흡에 대해 “축구를 좋아해서 하고 있지만, 저는 인지도도 없고 재미도 없다. 끝나있을 때쯤 윈윈이라고 생각하고, 전현무가 2년 연속 KBS의 연예대상 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며, 이영표는 “KBS의 중계는 전문적이고 수준 높은 타켓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마니아층도 있지만, 종종 재미와 담을 쌓은 중계를 해 왔다. 전현무는 전문성과 담을 쌓았다. 저는 꽉 막힌 사람으로서 재미와 담을 쌓아왔다. 전현무의 이번 캐스터 도전은 두 개의 담을 허물어주는 의미있는 역할을 하게 됐다. 벽이 많이 깨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평소 시청률에 신경을 쓰면서 중계하지 않았으나 전현무의 연예대상이 걸린만큼 그 어느 때보다 신경써야겠다고 밝힌 이영표는 “시청률을 신경 써서 중계를 하면 좋은 중계가 나오지 않는다. 대표팀의 경기를 얼마나 의미이고 생동감 있고 감동 있게 전달하는가가 중요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전현무의 대상이 달려있기에, 그런 부분을 고려해야 할 거 같다. 제 축구 인생에서 처음으로 시청률을 신경 쓰는 해가 될 수 있겠다 싶다. 누구를 위해서? 전현무를 위해서!”라고 강조하면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세 캐스터들의 솔직한 월드컵 순위 예측도 공개됐다. 정확한 승부 예측과 돌직구 분석으로 사랑받는 족집게 해설로 일명 ‘문어 영표’라고도 불리는 이영표는 “긍정적으로 체코를 잡고 32강을 기분좋게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전현무는 “16강 예상을 했는데, 조심스럽게 8강 예상한다. 축구를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 일 수 있지만, 32강은 무난히 올라갈 거 같다. 제 예상은 잘하면 괜찮을 거 같다. 대진율이 좋다”고 했으며, 남현종은 “저희는 예측보다는 소망하는 성적을 말하겠다. 첫 원정 8강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끊임없이 연애대상을 향한 열망을 드러낸 전현무지만 “제가 바라는 건 하나다. 연예대상은 농담이다.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한다. ‘전현무 중계 잘하네, 그런데 대표팀의 성적이 안 좋아’보다는 제가 욕을 먹을지언정 대표팀의 성적이 좋았으면 좋겠다. 욕을 먹어도 대한민국 경기 성적만 좋다면 바랄 것이 없다”고 대표팀의 선전을기원했다.
‘전현무의 연애 대상’과 ‘대표팀의 8강 진출’에 대해 ‘8강 진출’을 꼽은 전현무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만큼 좋은 성적이 나왔으면 한다”고 전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영표는 “8강에 가면 전현무 또한 연기대상에 한 발 가까워질 것”이라고 날카로운 예측을 보여 또 한 번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남현종은 “2002년 이후 24년이 지났다. 당시 슬로건이 ‘꿈은 이뤄진다’였는데, 이번 월드컵에서는 그때의 기억을 넘어 새로운 꿈이 생길 수 있는 월드컵이 될 수 있도록 생생한 열기를 전하고 오겠다”고 각오를 다녔다.
한편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오는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개최되며,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6월 12일(금) 오전 11시(이하 한국 시각) 체코와 첫 경기를 펼친다. 이어 19일(금) 오전 10시 멕시코, 25일(목) 오전 10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 예선을 치른다.
[여의도(서울)=금빛나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