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영의 두 번째 결혼에 박수 보내는 이유 [홍동희 시선]

가수 서인영이 돌아왔다. 한때 가요계를 호령하며 하이힐 굽 소리로 방송국을 떨게 했던 날 선 ‘센 언니’의 모습이 아니다. 숱한 인생의 풍파를 온몸으로 맞고, 깎이고 부서지며 한층 단단해진 얼굴이다.

최근 서인영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개과천선 서인영’을 통해 6살 연상의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기업 엔피(NP) 최지훈 대표와 올 하반기 재혼한다는 소식을 직접 전했다.

2023년 비연예인 사업가와 결혼한 후 1년여 만에 파경을 맞았던 그녀가, 깊은 상처를 딛고 약 2년 만에 대중 앞에 새 출발을 알린 것이다.

서인영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6살 연상의 엔피(NP) 최지훈 대표와 올 하반기 재혼한다는 소식을 직접 전했다. /사진=MK스포츠

대중의 기억 속 서인영은 늘 화려함의 극치였다. 솔로곡 ‘신데렐라’로 대한민국 트렌드를 강타하며 전성기 시절 10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고, 집 안에는 800켤레의 명품 구두가 탑처럼 쌓여 있었다. 하지만 영원할 줄 알았던 그 눈부신 조명 뒤에는 위태롭고 짙은 그림자가 자라고 있었다.

씀씀이를 주체하지 못한 쇼핑 중독은 결국 통장 잔고를 0원으로 만들었고, 치명적인 매니저 욕설 논란은 대중의 차가운 외면을 불렀다. 바닥 모를 추락 속에서 서인영은 심각한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앓았다. 끝없는 절망은 극단적인 시도로 이어졌고, 그 참담한 모습을 목격하고 소변을 볼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던 어머니는 불과 3개월 뒤 뇌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를 잃은 뼈저린 죄책감에 연이어 겪은 이혼의 아픔까지 겹치며, 그녀는 스스로를 ‘실패작’이라 부르며 깊고 어두운 늪으로 침잠했다.

사진=서인영 유튜브
사진=서인영 유튜브

하지만 벼랑 끝에서 무너져가던 서인영을 다시 살게 한 것도 결국 ‘어머니’였다. 어머니가 화장터로 들어가는 마지막 모습을 보며 그녀는 “죽음이 별거 없구나. 내가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 엄마는 과연 이런 내 모습을 바랄까”라며 비로소 ‘살아야겠다’는 처절한 각성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날 이후 그녀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지난 3월, 자신의 채널명에 아예 ‘개과천선’이라는 단어를 박아 넣고 대중 앞에 다시 섰다. 허영의 상징이었던 남은 명품백들을 처분하고, 자신의 지난 과오가 고스란히 담긴 날 선 악플들을 피하지 않고 직접 소리 내어 읽으며 뼈저리게 반성했다. 변명이나 회피 대신, 숨기고 싶었을 아픈 과거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소박한 일상을 가감 없이 공유하는 그녀의 투명한 용기에 굳게 닫혔던 대중들의 마음도 조금씩 빗장을 풀기 시작했다.

가장 어둡고 캄캄한 터널을 걷고 있을 때, 기적처럼 새로운 사랑도 찾아왔다. 매일 술에 의지하며 우울증에 시달리던 시기,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예비 신랑을 만났다. 처음에는 자신처럼 망가진 사람이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죄를 짓는 것 같아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지인들 모임에 갑작스럽게 불렀음에도 당당하게 나타나 눈을 피하지 않고 마주한 그의 묵직한 태도에 마음이 흔들렸다. 무엇보다 “내가 다 할 수 있다”며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여준 배우자의 강인한 책임감은 그녀의 마음에 굳건한 심지를 심어주었다.

사진=tvN 유퀴즈

“동거부터 해보라”는 세간의 섣부른 시선이나, 또다시 실패하지 않을까 하는 날 선 우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서인영은 더 이상 과거의 트라우마 뒤로 도망치거나 숨지 않았다. 오히려 “예전에는 내가 마음이 바뀔까 봐 도장부터 찍었는데, 이번에는 남자친구에게 상처 주기 싫어서 내가 먼저 확신을 주고 싶었다”며 한층 성숙하고 단단해진 사랑의 방식을 증명해 보였다.

한때 연예계에서 이혼과 재혼은 어떻게든 감추고 싶은 주홍 글씨로 여겨졌지만, 이제 시대의 패러다임은 변했다. 완벽한 척 포장하기보다 아픔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자신만의 새로운 가족 형태를 찾아 용기 있게 나아가는 스타들에게 대중은 기꺼이 박수와 지지를 보낸다.

인생의 가장 차가운 밑바닥을 경험하고, 1억 원짜리 꽃 장식 같은 과거의 허례허식을 훌훌 버린 채 소박한 스몰 웨딩을 준비하며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덤덤히 말하는 서인영. 무겁고 위태로웠던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흙바닥 위로 내디딘 그녀의 묵직한 첫걸음에, 이제는 아픔 대신 따뜻한 축복이 가득한 ‘두 번째 봄’이 만개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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