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영옥이 66년을 함께한 남편을 떠나보낸 뒤 달라진 일상을 털어놓으며 문득 남편의 모습이 보일 때가 있다고 말했다.
10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김영옥은 오랜만에 소속사 대표와 제작진을 만나 식사를 했다.
그는 아침을 먹고 나왔다며 요즘은 집에 있으면 두 끼 챙겨 먹는 것도 귀찮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남편이 있으니 밥을 차리고 함께 먹게 됐지만 지금은 혼자라 먹고 싶은 생각도 잘 들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5월 남편 김영길 씨를 떠나보낸 뒤의 이야기였다.
제작진이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고 하자 김영옥은 “그냥 안 먹어지니까 그런 거지 상심해서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끔 내 욕심인지 남편 환영이 보이는 것 같을 때가 있다”고 조용히 덧붙였다.
그가 가장 오래 머문 이야기는 집 안 의자 하나였다.
남편이 늘 앉던 자리였다. 창가 쪽 의자에 앉아 바깥을 내다보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고 했다. 김영옥은 “그 의자에 앉아서 밖을 보고 있던 게 제일 눈에 걸린다”고 말한 뒤 잠시 시선을 내렸다. 이어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잘못한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장례를 치른 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하루도 달라졌다고 했다. 특별히 나갈 일도 없고, 갑자기 해야 할 일이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다고 했다. 마음 한쪽이 비어 있는 것 같고 남편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도 있다며 요즘은 좋아하던 책도 예전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사 자리가 끝날 무렵 김영옥은 가방 안에서 봉투 몇 개를 꺼냈다.
그는 소속사 대표와 제작진에게 하나씩 건네며 “내가 5월을 너무 침울하게 만들어서 미안했다. 잘 보내라고 작은 마음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가장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었지만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먼저 챙기는 모습이었다.
이날 제작진은 김영옥을 걱정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렇게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뒤 직접 댓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김영옥은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여러분 만나려 준비 중입니다. 이 나이에 겪을 수밖에 없는 한 고비인 것 같습니다. 잘 보내야겠지요”라고 적었다. 이어 “곧 만나 뵙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좋은 날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안녕, 영옥 할머니 올림”이라고 남긴 뒤 한동안 화면을 바라봤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