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토모 유토(39·FC 도쿄)가 일본 선수단에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네덜란드전 무승부란 결과에 취해선 안 된다는 것이 나가토모의 주장이다.
일본은 6월 15일(이하 한국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와 2-2로 비겼다.
일본은 강력한 우승 후보인 네덜란드를 상대로 승점 1점을 따냈다. 특히 네덜란드가 앞서가는 상황 속 두 번이나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나가토모의 생각은 달랐다.
일본 매체 ‘풋볼 존’에 따르면 나가토모는 16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차려진 일본 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훈련을 마친 뒤 “우린 네덜란드전에서 이긴 게 아니다. 승점 1점을 가져왔을 뿐이다. 절대 자만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가토모는 이어 “물론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우리가 진짜 우승 후보라면 네덜란드를 상대로 이길 힘을 갖고 있어야 한다. 우린 경기 막판 가까스로 따라잡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더 노력해야 한다. 결과는 무승부였다”고 했다.
나가토모가 강한 어조로 경고음을 울린 데엔 이유가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기억 때문이다.
일본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독일을 2-1로 꺾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승리였다. 하지만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에 0-1로 졌다. 독일전 승리에 취한 뒤 맞은 뼈아픈 패배였다.
나가토모는 당시 코스타리카전에서 선발로 뛰었다.
나가토모는 “돌이켜보면 느슨해졌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독일에 극적으로 승리하면서 대표팀 내 안도감 같은 게 생겼었다. 긴장의 끈이 끊어졌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일본의 다음 상대는 튀니지다.
튀니지는 첫 경기에서 스웨덴에 1-5로 크게 졌다. 이 상황은 4년 전과 닮았다. 카타르 월드컵 당시 코스타리카는 첫 경기에서 스페인에 0-7로 대패했다. 그러나 2차전 일본전에선 단단한 수비와 역습으로 승리를 따냈다.
나가토모는 이 지점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나가토모는 “상황이 상당히 비슷하다. 이번에도 튀니지는 수비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며 “튀니지는 묘한 팀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크다. 계속 강조하지만 우린 네덜란드와 비겼다. 튀니지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일본은 카타르 월드컵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
차이는 있다. 지금 일본엔 카타르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가 많다. 나가토모 역시 그 경험을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일본은 네덜란드전을 앞두고 선수단 미팅을 진행했다.
나가토모는 튀니지전을 앞두고도 선수단 미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나가토모는 “이타쿠라 고에게 선수단 미팅을 한 번 더 하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 2차전을 앞두고 선수단 미팅을 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카타르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가 많이 있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나가토모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월드컵에 5회 연속 출전 중이다. 다만 나가토모가 경기에 투입될 가능성은 낮다. 체력, 기량 등이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 크게 내려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
하지만, 나가토모의 존재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엄청난 도움이 된다. 네덜란드전 무승부로 세계가 들썩일 때 중심을 잡아주는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이 나가토모를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에 승선시킨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