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의 방시혁 의장과 유니버설뮤직그룹(UMG)의 루시안 그레인지 회장 겸 CEO가 16일 하이브 용산사옥 사내 타운홀에서 90분간 음악 산업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이번 만남은 그레인지 회장의 방한으로 성사됐다. 세계 음반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한 UMG는 글로벌 4위 규모인 하이브와 음반 유통 및 합작법인 설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두 리더는 음악과의 첫 만남부터 산업 변화에 따른 고민과 경영 철학을 공유했다. 현장에는 2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석했으며, 일본과 미국, 라틴아메리카, 인도 등 해외 법인 구성원들도 온라인 생중계로 참여했다.
이들은 경영의 근간으로 음악을 꼽았다. 그레인지 회장은 “어떤 곳에서 어떤 책임을 맡든 결국 음악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며 “좋은 음악과 좋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일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경영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방 의장은 “기업은 업의 본질에 맞게 사회의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외롭고 힘들지만 행복을 추구하는 팬들에게 음악을 통해 그 감정을 충족시켜주고 삶에 힘이 되어주는 것이다. 우리의 본질을 지키며 음악을 통해 팬들이 살아가는 이유를 제시할 수 있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방 의장의 발언에 그레인지 회장은 “방 의장은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 기업가로서 정말 특별하고 크리에이티브한 문화를 만들었다”며 “책임과 열정을 갖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미션을 따라 창조하고 성취해낸 것들이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고 모두가 이해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우리가 하는 일은 문화를 창조하는 일”이라며 “음악산업에서 함께 일하는 여러분도 우리가 하는 일이 정말 아름답다는 것을 아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동반자로서의 신뢰도 확인했다. 방 의장은 “그레인지 회장님과 음악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늘 함께 이야기하며 동질감을 느낀다”면서 “수많은 외부 환경의 변화가 닥칠 때마다 대범하게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해 온 여정을 존경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많은 리더가 기업을 위해 일할 때 그레인지 회장님은 음악산업 전체가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그는 음악산업에 몸담은 우리가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리더이며, 그런 일을 가능하게 만든 그의 스마트함에서도 많이 배운다”고 덧붙였다.
그레인지 회장은 “우리는 UMG와 하이브가 서로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이러한 대화는 거래가 아니라 전략을 바탕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방 의장을 “거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며 이것이 그와 오랜 기간 파트너로 일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평가하며, “전략을 갖춘 동시에 감정과 직감을 지녔다는 점이 그가 이룬 성취를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음악의 개인적 정의에 대해 그레인지 회장은 “음악은 내게 산소와 같다”며 “힘들거나 우울할 때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면 모든 것이 녹아내리는 느낌”이라고 답했다. 방 의장은 “음악은 곧 삶이자 내가 살아가는 이유”라며 “삶이 힘겨울 때조차 그것을 받아들이게 하는 유일한 동인”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임직원들을 향한 조언이 이어졌다. 그레인지 회장은 “자신의 의지로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일로 음악을 대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잊어버릴 때가 있을텐데, 오늘 이 시간이 한 걸음 물러서서 내가 하는 음악이라는 일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기를 바란다“며 “이 만남을 위해 서울까지 먼 걸음 해주신 그레인지 회장님께 감사드린다”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두 회사는 2017년 방탄소년단의 일본 유통 계약으로 관계를 시작했다. 2021년에는 UMG 가수의 위버스 입점 및 하이브-게펜레코드 합작 법인 설립을 추진했고, 2024년에는 글로벌 음반 유통과 북미 프로모션 협업을 아우르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레인지 회장은 1970년대 후반 영국 A&R 출신으로 퀸, ABBA, 엘튼 존, 테일러 스위프트 등과 협업해 온 업계 인물이다. 방시혁 의장은 프로듀서 출신으로 2005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뒤 방탄소년단을 육성하며 하이브를 세계적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키워냈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