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한 이란이 난적 벨기에를 상대로 승점을 얻었다.
이란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에 있는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예선 G조 2차전에서 벨기에와 0-0 무승부 기록했다.
이란은 벨기에의 일방적인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점 1점을 획득, 두 경기에서 2무로 2점을 기록했다. VAR로 취소됐지만, 한 차례 골을 기록했고 후반에는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비긴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반면 G조 최강으로 꼽혔던 벨기에는 이집트, 이란을 상대로 모두 무승부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벨기에는 4-2-3-1 전술을 준비했다. 지난 경기 벤치에서 시작한 로멜로 루카쿠가 전방에 나섰고 레안드로 트로사르, 케빈 더 브라위너, 알렉시스 사엘마에커스가 공격 2선에 포진했고 유리 티엘레만스와 니콜라스 라스킨이 중원에 배치됐다. 수비 라인에는 막심 드 쿠이퍼, 브랜든 메첼, 네이선 응오이, 토마스 뫼니에가 자리했고 티보 쿠르투아가 골키퍼로 나섰다.
이란은 4-3-3을 준비했다.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골문을 지키고 에산 하지사피, 호세인 카나니, 쇼자 카릴자데, 살레 하르디니기 포백을 이루며 라민 레자이안, 사에이드 에자톨라히, 사만 고도스가 미드필더, 전방에 알리 네마티, 메흐디 타레미, 모하마드 모헤비가 나섰다.
전반 초반은 벨기에가 지배했다. 공이 거의 벨기에 진영에서 놀면서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전반 3분 벨기에 코너킥 상황에서 더 브라위너의 슈팅을 막은 베이란반드 골키퍼가 쇄도해 들어오던 루카쿠의 무릎에 부딪히며 쓰러졌다. 루카쿠는 이 장면에서 경고를 받았다.
다시 일어난 베이란반드는 이후 9분 더 브라위너, 드 쿠이퍼, 22분 티엘레만스의 슈팅을 막아내며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벨기에의 공격을 막아내기에 급급했던 이란에게도 반격의 기회가 있었다. 14분 카나나의 오른발 터닝슛을 쿠르투아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24분에는 상대 핸들링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대형 사고를 낼뻔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허를 찌르는 절묘한 작전이 돋보였다. 키커로 나선 하지사피가 짧은 패스를 찔러줬고 이를 받은 타레미가 일대일 찬스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VAR 판독 결과 타레미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골이 취소됐다. 이란 관중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는 야유가 뒤덮였지만, 영상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골이 날아간 이란 선수들은 동작이 크고 거칠어졌다. 자연스럽게 벨기에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갔다. 전반 점유율 61%-26%(경합 13%), 슈팅 수 11-2에서 알 수 있듯 벨기에가 일방적으로 두들기는 경기가 계속됐다.
후반에도 벨기에의 공세는 계속됐다. 후반 1분 더 브라위너의 슈팅을 시작으로 공세에 나섰다. 벨기에의 공격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베이란반드의 선방도 빛이 났다. 후반 14분 더 브라위너가 왼편에서 내준 크로스가 수비 맞고 나온 것을 드 쿠이퍼가 다시 때렸는데 이를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냈다.
후반 21분 이 경기는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벨기에가 백패스를 돌리던 도중 타레미가 공을 뺏으려고 하자 응오이가 그를 잡아챘다. 다리오 에레라 주심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방해했다고 판단, 응오이에게 바로 레드카드를 내밀었다.
수적 열세에 몰린 벨기에의 공격은 한층 무뎌졌다. 수비에서 부담을 덜은 이란은 몇 차례 역습을 노려봤지만, 이들의 공격도 위력적이지 못했다.
후반 41분 드 쿠이퍼가 오른편에서 연결된 크로스를 강한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으나 다시 베이란반드의 품에 안겼다. 티엘레만스가 이 과정에서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졌다며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기 막판 벨기에가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일방적으로 몰아세웠지만, 공격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기 일쑤였다. 결국 승점 1점을 얻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공식 집계 기준 7만 317명의 관중이 찾아 양 팀을 응원했다.
[잉글우드(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