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중요한 스윙, 그런 감정 처음이었다” ‘호주 국대’ 바자나가 돌아본 WBC 한국전의 기억 [MK인터뷰]

클리블랜드 가디언즈 2루수 트래비스 바자나(24)에게 2026년은 뜻깊은 해다. 4월말 빅리그에 콜업, 팀의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고 올스타에도 뽑히며 이름을 알렸다. 이보다 앞선 3월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호주 대표로 뛰었다.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진행된 올스타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바자나는 지난 3월의 경험에 대해 묻자 환한 얼굴로 이렇게 답했다.

트래비스 바자나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美 필라델피아)= 김재호 특파원

“열다섯 살 때였나 일본에서 경기를 한 이후 도쿄돔에서 뛰는 것이 꿈이었다”며 말문을 연 그는 “이전에 도쿄돔에서 진행된 WBC 경기 장면을 봤었던 기억이 난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상대할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며 WBC 참가의 의미에 대해 말했다.

당시 호주는 한국, 대만과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퉜다. 마지막 한국과 경기는 양 팀 득점에 따라 2위 진출팀이 결정되는, 그야말로 피말리는 혈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바자나는 8회말 1사 2루에서 김택연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스코어 6-2를 만들었다. 호주는 9회 다시 실점, 2-7로 패하며 결국 2위 자리를 한국에 내줬지만 바자나의 적시타로 2위 진출의 꿈을 키울 수 있었다.

바자나는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 내가 한국을 상대로 했던 그 스윙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스윙, 내 야구 인생 최고의 타석이었다고 진심으로 말할 수 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바자나는 지난 WBC 한국과 경기에서 적시타를 때렸다. 사진=ⓒAFPBBNews = News1

이어 “우리는 마이애미로 가기 위해 한 점, 단 한 점이 필요했다. 내가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을 때 정말 벅찬 감정이 밀려왔다. 지금까지 살면서 그렇게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며 강렬한 감정을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며 그때의 떨렸던 느낌을 전했다.

결국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지만, “어쨌든 정말 대단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일정만 맞는다면 내 나라를 대표할 기회를 다시 갖고 싶다”며 다음 WBC에도 참가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2024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경력을 갖고 있는 바자나는 호주 출신이다. 시드니 근교 도시인 혼즈비에서 태어나 시드니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학창 시절 크리켓부터 육상, 농구, 축구, 럭비 등 다양한 스포츠를 소화하는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그런 그가 어쩌다 야구와 사랑에 빠진 것일까? 그는 “어린 시절 여러 운동을 했지만, 왠지 모르게 항상 야구에 가장 큰 열정을 느꼈다. 네다섯 살 무렵부터 야구를 정말 좋아했고 그저 야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왜 그랬는지는 딱히 설명할 수 없다. 그저 야구가 하고 싶었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바자나는 빅리그 데뷔 시즌 올스타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TV에 나오는 빅리그 경기를 보며 마이크 트라웃, 브라이스 하퍼 등을 동경했던 그는 이제 그 우상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선수가 됐고, 호주 대륙 어디선가 빅리거의 꿈을 꾸고 있을 아이들의 우상이 됐다.

그는 “정말 큰 의미가 있다”며 이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요즘 호주에서 태어나 대학이나 프로 무대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우리 선수들이 앞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올스타 선발이 그들에게 미국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으면 좋겠다. 10년 뒤에는 WBC나 메이저리그에서 나와 한 팀으로 뛰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며 다음 세대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나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적 같은 목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팀에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기복 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되는 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이미 우여곡절이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보완하고 노력해야 할 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가 되고, 수비와 주루 플레이로도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자신이 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말햇다.

[필라델피아(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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