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칼 차고 피스트 선 검객들 MBN 여성스포츠대상 6월 MVP

◆ 올림픽공원 시위 봉쇄로 장비 묶여 남의 검 들고 출전한 악조건 극복
◆ 여자 에페·사브르 대표팀, 뉴델리 아시아선수권 단체전 동반 금메달 석권
◆ 심사위 “투혼과 집념의 결실”…9월 아시안게임으로 금빛 기세 이어간다

체육관 전면 봉쇄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로 개인 장비조차 챙기지 못하고 출국길에 올랐던 대한민국 여자 펜싱 국가대표팀이 인도 뉴델리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리며 6월 최고의 여성 스포츠 스타로 선정됐다.

MBN 여성스포츠대상 심사위원회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에페와 사브르 단체전을 동시에 석권한 대한민국 여자 펜싱 대표팀을 2026 MBN 여성스포츠대상 6월 최우수선수(MVP)로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2026 MBN 여성스포츠대상 6월 MVP 여자 펜싱 대표팀. 사진=MBN 제공
Ⅰ. 남의 칼 들고 나선 아시아선수권…집념이 만든 반전 드라마

이번 단체전 동반 정상 탈환은 단순한 스포츠 성과를 넘어선 집념의 결실이다. 대표팀은 출전을 앞두고 지난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직후 대한펜싱협회가 입주한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이 시위대에 의해 전면 봉쇄되는 초유의 악재를 맞았다.

이 사태로 선수단은 수년간 손에 익힌 개인 전용 검과 맞춤형 장비를 경기장 내부에 남겨둔 채 대회가 열리는 인도 뉴델리로 향해야 했다. 현지에 도착해서도 타 선수의 예비 장비나 대체 장비를 급히 빌려 적응해야 하는 극심한 불리함을 안고 피스트(펜싱 경기장)에 섰으나, 여검객들의 강인한 정신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Ⅱ. 에페 1점 차 극적 드라마 · 사브르 10점 차 완승의 쾌거

장비 부재라는 초유의 난관 속에서도 한국 여검객들은 에페와 사브르 두 종목 모두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결승까지 진격했다.

① 여자 에페 대표팀 (송세라·임태희·이혜인·양승혜)

8강에서 대만을, 4강에서 카자흐스탄을 차례로 제압한 뒤 결승에서 지난 대회 패배를 안겼던 ‘천적’ 중국을 만났다. 경기 내내 피 말리는 접전을 펼친 끝에 44대 43, 단 1점 차의 극적인 피날레로 2년 만에 아시아 왕좌를 탈환했다.

② 여자 사브르 대표팀 (전하영·김정미·서지연·최세빈)

태국과 우즈베키스탄을 여유 있게 완파하고 결승에 오른 사브르 대표팀은 영원의 라이벌 일본과 맞붙었다. 경기 초반부터 피스트를 지배한 사브르 대표팀은 45대 35, 10점 차 대승을 거두며 3년 만에 아시아 정상 자리를 되찾았다.

Ⅲ. “위기를 기회로”…오는 가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목표

MBN 여성스포츠대상 심사위원회는 “행정적 혼란과 경기 외적 악조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국위를 선양한 선수단의 투혼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라며 “어려운 여건에 처한 많은 스포츠인에게 커다란 희망과 울림을 전해주었다”라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 대표팀 공동 수상 소감
“여성 스포츠인으로서 가장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다. 손에 익은 개인 검도 없이 나선 대회라 불안감이 컸지만, 서로를 믿고 뛴 팀워크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다. 곧 다가오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이 기세를 이어 반드시 금빛 검풍으로 보답하겠다.”
※ MBN 여성스포츠대상 개요
대한민국 여성 스포츠인들의 사기 진작과 발전을 위해 2012년 제정된 MBN 여성스포츠대상은 매월 눈부신 활약을 펼친 유망주 및 국가대표 선수들을 월간 MVP로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연말에는 한 해 동안 한국 여성 스포츠의 위상을 높인 선수들을 초청해 종합 시상식을 개최한다.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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