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란타 브레이브스를 승리로 이끈 좌완 에이스 크리스 세일, 그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을 원한다.
세일은 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 선발 등판, 6이닝 6피안타 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 기록하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을 만난 그는 “9월이 시작됐고, 지구 1, 2위 팀 간의 대결이었다. 첫 경기를 잡고 분위기를 가져온 거 같아 기쁘다. 4연전은 긴 시리즈다. 기분 좋게 출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저 내 역할을 다하고 싶을 뿐이다. 28명의 선수 모두가 각자의 몫을 해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중이다. 야구는 팀 스포츠고, 각자 자신의 몫을 확실히 해내고 싶어한다. 불펜 투수들 시즌 내내 잘 버텨주고 있고, 선발들도 훌륭하고, 타선도 그 누구 못지않게 끈질기게 싸워주고 있다. 나도 팀의 퍼즐 조각 중 하나로서 내 역할을 다하고 싶을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경기는 세일과 크리스토퍼 산체스, 두 좌완 에이스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세일은 산체스와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그는 “외부 요인에 너무 신경 쓰고 싶지는 않다”며 산체스와 에이스 대결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했다. “야구는 너무 들뜨지도, 너무 가라앉지도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가 누구든, 상대 선발이 누구든, 라인업이 어떻든, 홈이든 원정이든 상관없이 해야 할 일은 변치 않는다. 이기고 싶고, 내 역할을 다하고 싶고, 시리즈를 이기고 싶다. 그렇기에 오늘 4연전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어 좋았다”며 자신의 생각을 펼쳤다.
“산체스가 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말을 이은 그는 “그러나 상대가 누구든 마찬가지다. 다른 투수가 나왔다고 ‘오늘 4점 정도 내줘도 되겠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트리플A에서 올라온 투수가 완봉승을 하는 것이 야구다. 중요한 것은 평정심을 유지하고 경쟁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저 내 몫을 다하고 맡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차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일은 이날 몇 차례 위기가 있었다. 6회 선두타자 루이스 아라에즈에게 2루타를 허용한 것이 대표적이었다.
“1점 차 승부처였다”며 말을 이은 그는 “그런 상황에서 모두가 쏟아부은 노력이 공 몇 개로 수포로 돌아가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산체스같은 뛰어난 선발을 상대로 3점을 뽑은 것은 큰 성과다. 나는 그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하고 싶었고, 동료들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집중력을 발휘해 흐름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처음으로 함께한 포수 션 머피와 호흡에 대해서는 “경기 전에 다시 한 번 제대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농담을 던졌다. “예전에도 얘기를 많이 나눈 사이라 호흡을 맞추는 데 전혀 어렵지 않았다. 골드글러브급 포수가 받쳐주고 있으니 감각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팀 동료 마우리시오 듀본은 “중견수 수비를 하면서 그가 던지는 것을 봤는데 ‘와 저건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가 같은 팀에 있어서 상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천만다행으로 느껴졌다”며 에이스의 호투에 대해 말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 저스틴 벌랜더와 함께한 경험이 있는 그는 “두 선수 모두 명예의 전당감이고, 첫 투표에서 입성할 선수들”이라며 두 베테랑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 세일에 대해서는 “명예의 전당에 만장일치로 오르지 못한다면 도대체 누가 투표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우리는 승리할 기회를 얻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가 나올 때 반드시 결과를 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월트 와이스 감독은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컨디션이 최고가 아닐 때도 여전히 대단한 투수다. 상대 타선이 까다로웠고 그를 힘들게 했지만, 6이닝을 잘 막아줬다”며 세일의 투구를 칭찬했다. “중요한 시리즈 1차전에 그가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정말 이상적인 상황이다. 그는 절대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거의 항상 훌륭한 투구를 보여준다”며 에이스의 존재감에 대해 말했다.
7회 마운드를 이어받은 디디에 푸엔테스는 여섯 타자를 퍼펙트로 막으며 분위기를 이었다. 와이스 감독은 8회초 듀본의 투런 홈런이 아니었어도 8회말 한 점 차 리드 상황에서 푸엔테스를 올릴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믿고 있다는 뜻이다.
세일은 “마운드 위에서는 무표정한 얼굴로 거침없이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는다. 보통 그 나이대 선수들은 소파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고 있는데 그는 빅리그에서 중요한 승부처마다 에너지를 뿜어내며 호투하고 있다”며 21세 신인의 호투를 칭찬했다.
[필라델피아(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