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시즌 최고 라이징 스타’ 인창고 투수 윤예성 인터뷰

모두를 놀라게 한 ‘Mr. 에너자이저’

최근 한국 야구의 화두는 단연 ‘구속’이다. KBO리그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어느덧 146㎞/h를 넘어섰다. 고교야구도 예외는 아니다. 최고 150㎞/h를 던지는 고교 투수는 더 이상 희귀하지 않다. 매년 수십 명의 투수가 ‘150’이란 훈장을 달고 신인 드래프트에 나선다.

하지만 150㎞/h의 공을 경기 후반까지 던질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창고 우완투수 윤예성의 주가가 올 시즌 급등한 이유다. 2026년 5월 5일, 황금사자기 1회전 경주고전은 윤예성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 무대였다.

경기도 구리시 인창고등학교 2026학년도 야구부 투수 윤예성. 사진=베이스볼코리아 제공

이날 마운드에 오른 윤예성은 시작부터 최고 154㎞/h란 숫자를 전광판에 찍었다. 더 놀라운 건 그다음이었다. 6회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도 150㎞/h대 강속구를 뿌리며 현장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인 드래프트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윤예성의 1라운드 지명 가능성은 상당히 높게 점쳐진다. 놀라운 건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의 이름을 아는 이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말 그대로 고교야구 최고의 라이징 스타다.

‘Mr. 에너자이저’ 윤예성을 만나기 위해 구리 인창고를 찾았다. 순박한 표정 뒤엔 야구를 향한 매서운 눈빛이 번뜩였다.

# 2027 KBO 신인 드래프트 ‘BIG4’
제구 잡은 155㎞/h 파이어볼러

드래프트 1라운드 후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감사해요. 저한테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점을 꼽자면요.

패스트볼 구속도 늘었지만, 무엇보다 제구력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난해엔 타자들을 상대할 때 무조건 삼진을 잡겠다는 생각으로 던졌어요. 완급조절 없이 변화구까지 강하게 던지다보니 제구가 될 리가 없었죠.

올 시즌엔 타이밍과 완급조절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타자를 맞혀 잡기 시작하니 마음도 편해졌고, 결과 역시 좋았어요. 이제 타자를 상대하는 방법을 조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투구폼도 변화를 줬다고 들었습니다.

경기도 구리시 인창고등학교 2026학년도 야구부 투수 윤예성. 사진=베이스볼코리아 제공

이전까진 구속 욕심이 너무 컸어요. 스피드를 올리려고만 하니 던지는 팔이 어깨에서 계속 벌어졌고, 공도 자꾸 위로 빠졌어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투구 동작을 확 줄였습니다.

상체 위주의 메카닉에서 하체 중심으로 던질 수 있게 변화를 줬어요. 무게 중심을 옮기니 제구가 확실히 안정됐습니다. 우려했던 구속 저하 또한 없었고요.

올 시즌 사사구가 줄어든 것도 그 영향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네. 전반적으로 투구자세가 간결해진 효과를 본 것 같아요. 지난해엔 팔이 과하게 어깨 위로 올라가면서 팔꿈치 동작까지 커졌고, 컨트롤도 잘되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캐치볼을 할 때부터 포수처럼 공을 빠르게 빼는 연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마트배에서 수원야구단을 상대로 최고의 피칭을 펼쳤습니다(6이닝 10K 무실점).

고등학교 올라온 뒤로 6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가 거의 없었어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진을 많이 잡은 경기에선 투구수가 많고, 또 어떤 날엔 볼넷이 많아서 긴 이닝 소화가 쉽지 않았거든요.

다행히 올해 초부터 컨트롤이 잡히기 시작했고, 이 경기를 통해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제 커리어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입니다.

최고 구속이 궁금합니다.

공식 기록은 올해 황금사자기에서 나온 154㎞/h입니다. 주말리그 시작 전, 연습 경기에서 비공식 157㎞/h를 기록한 적이 있는데요. 공식 경기에서도 157㎞/h를 던지는 게 제 목표입니다.

변화구는 어떤 구종을 구사하나요.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집니다.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은 커브예요. 슬라이더는 피안타율이 높고, 체인지업은 볼 비율이 높아서 두 구종 모두 계속 다듬고 있습니다.

예전엔 카운트를 잡을 때 커브를 많이 던졌어요. 요즘은 초구에 슬라이더를 던지고 결정구로 커브를 구사하는 패턴을 활용합니다. 이건 비밀로 해주세요(웃음).

# “체력은 누구보다 자신 있습니다”
강철 체력 윤예성을 만든 하나의 다짐

1학년 때 전학을 선택했습니다. 행선지는 인창고였어요.

많이 던지고 싶었습니다. 정말 야구가 간절했던 시기였어요. 전학을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중학교 때부터 인연이 있었던 인창고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청량중 야구장 공사로 1년간 인창고 선배들과 함께 훈련한 적이 있습니다.

인창고 전학 후 완전히 다른 투수로 탈바꿈했어요. 이젠 고교 최고의 파이어볼러로 통합니다.

구속은 1학년 여름부터 오르기 시작했어요. 운동량을 늘리고, 체력을 키운 효과가 컸습니다. 또 다양한 훈련법을 통해 공을 많이 던진 게 도움이 됐어요. 정말 한순간에 구속 앞자리가 달라졌습니다(웃음). 처음 150㎞/h를 돌파한 건 지난해 봉황대기였어요.

지난해부터 이름을 알렸던 투수들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구속인데요. 그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지난 해엔 전학 페널티 때문에 시즌 초반 경기에 나설 수 없었습니다. 저는 쉬고 있는데 다른 친구들은 마운드에서 154㎞/h를 던지는 거예요. 혼자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웃음). 그때 속으로 이런 다짐을 했어요.

무슨 다짐입니까.

‘정말 죽도록 열심히 하자’라고 수천 번 다짐했습니다.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날부터 주변에서 미쳤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훈련했어요. 매일 던지고 뛰었습니다.

감독님께서 러닝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주신 뒤론 정말 하루 종일 뛰다시피 했어요. 그 덕분에 스태미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감독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어요.

큰 신체 조건도 눈에 띕니다.

192cm입니다. 아직 성장판이 열려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정도까지만 컸으면 좋겠는데(웃음).

큰 체구에 비해 유연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고중량 웨이트 트레이닝보단 맨몸 운동 위주의 프로그램을 가져간 게 효과를 봤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과하게 하면 오히려 몸이 뻣뻣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나름의 방식으로 유연성을 기르고 있습니다.

올 시즌 1라운드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달라진 시선이 느껴집니까.

경기도 구리시 인창고등학교 2026학년도 야구부 투수 윤예성. 사진=베이스볼코리아 제공

예전엔 다른 학교 선수들한테 제 이름을 말하면 다들 의아해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경기에 자주 나서다 보니 “인창고 걔?”라는 반응이 나오더라고요. 저를 향한 관심이 커졌다는 걸 확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달라진 평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드래프트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목표하는 순번이 있습니까.

무조건 1라운드입니다.

다른 1라운드 후보들보다 ‘이 부분은 자신 있다’하는 점이 있다면요.

체력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습니다. 이닝이 길어져도 패스트볼 구속을 140㎞/h 후반에서 150㎞/h 초반까지 유지할 수 있어요. 강속구를 긴 이닝 던질 수 있다는 건 제 자부심입니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야구선수 윤예성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기억에 남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류현진 선수가 예전에 했던 “야수를 믿고 던지지 말라”라는 말이 가슴에 날아와 꽂혔어요. 물론 야수들을 믿지 못한다는 말이 아닙니다(웃음).

처음부터 야수들이 수비할 일을 없게 만들자는 의미예요. 압도적인 구위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투수가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

“타고난 신체 조건에 성실함을 더한 투수”
송성수 인창고 감독 인터뷰
경기도 구리시 인창고등학교 2026학년도 야구부 송성수 감독 및 투수 윤예성. 사진=베이스볼코리아 제공

윤예성 선수가 전학을 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윤)예성이는 청량중 시절부터 알고 지낸 선수였습니다. 우리 학교는 선수단 규모가 작은 편인데, 마침 예성이도 실전 기회가 많은 학교를 원하고 있었어요. 서로 상황이 잘 맞아 인창고로 오게 됐습니다.

올 시즌 윤예성 선수의 기량 발전이 눈에 띕니다. 가장 큰 변화가 무엇입니까.

러닝입니다. 지난해 겨울에 정말 열심히 뛰었어요. 원래도 체력이 나쁜 선수는 아니었는데, 동계 기간을 지나면서 한 단계 더 좋아졌습니다. 지금은 초구와 105구째 구속 차이가 거의 없어요. 경기 후반에도 140㎞/h 후반대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입니다.

예전부터 강속구 투수의 자질이 있었습니까.

중학교 때부터 타고난 힘이 워낙 좋은 선수였습니다. 다만, 하체 활용이 좋지 않았어요. 중학교 지도자들도 “하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중학교 때 이미 150㎞/h를 던졌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작년에 전학 페널티가 풀린 뒤 후반기 주말리그에서 140㎞/h 후반대를 던졌고, 8월 봉황대기에선 150㎞/h를 꾸준히 뿌렸습니다.

윤예성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입니까.

뛰어난 신체 조건에 타고난 유연성입니다. “저 폼에서 어떻게 팔이 저렇게 부드럽게 넘어오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야구 외적인 마음가짐도 정말 훌륭한 선수입니다.

피칭 훈련이 끝나면 제발 쉬라고 해도 계속 던지겠다고 고집을 부려요. 야구에 대한 욕심이 크고, 타고난 힘에 성실한 자세까지 더해져 지금의 윤예성이 탄생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우리 예성이 많이 응원해 주세요.

베이스볼코리아는 한국 유소년 야구, 고교야구 등 학생 야구를 기반으로 KBO리그 유망주와 스카우트, 신인드래프트 소식을 전하는 야구 전문 매거진입니다. 한국판 ‘베이스볼 아메리카’를 표방하며 지난 2019년 3월 창간해 오프라인 월간지와 유튜브 방송, 온라인 매체를 통해 풍성한 야구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꿈을 향해 땀 흘리는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과 현장 야구인들의 노력을 조명하고, 건전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베이스볼코리아의 지향점입니다. ‘MK스포츠’를 통해 많은 아마추어 선수의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입니다.

베이스볼코리아 김지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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