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보겔백(33)은 2016년 7월 시카고 컵스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로 트레이드된 이후 그해 시즌 막판 확장로스터 기간에 빅리그에 데뷔했다. 당시 시애틀에서 뛰고 있던 이대호와 함께 1루를 나눠 맡으며 빅리그 커리어를 시작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활약했다. 9시즌 동안 602경기에서 타율 0.219 출루율 0.340 장타율 0.405의 성적을 남겼다. 2019년에는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2024년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 그는 바로 현장으로 돌아왔다. 2025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타격 부문 특별 보좌로 일한데 이어 이번 시즌 밀워키 브루어스 타격 코치로 합류했다.
그리고 지금, 밀워키는 구단 역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밀워키가 현재 위치에 오르기까지 그의 공로가 컸다. 밀워키 타선은 이번 포스트시즌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11경기에서 팀 타율 0.272 출루율 0.360 장타율 0.406 11홈런 52득점 기록하고 있다.
‘ESPN’ 메이저리그 전문 칼럼니스트 버스터 올니에 따르면, 밀워키 타선을 상대한 선발 투수들은 이번 포스트시즌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63을 기록했다. 밀워키 타선을 상대로 6회에 아웃을 잡은 투수는 블레이크 스넬이 유일했다.
디비전시리즈부터 스넬을 비롯해 로비 레이, 마이클 킹, 타릭 스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 드류 라스무센, 프레디 페랄타 등 쟁쟁한 선발들을 상대했는데 모두 무너뜨렸다.
팻 머피 감독은 “그는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진슬을 말할 줄 알고, 따뜻하면서도 투수를 상대하는 방식에 대해 엄격함을 가르칠 줄 안다. 정보 활용 능력도 뛰어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에도 능숙하다. 재밌는 친구이기도 하다. 매일 한결같고, 강렬한 열정을 지녔으며, 무엇보다 진솔한 사람”이라며 보겔백에 대해 말했다.
맷 아놀드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그를 “가식 없는 사람”이라 칭했다. “항상 넘치는 에너지로 경쟁에 임하며 질 높은 타석을 만들어낸다. 그가 평소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바로 그런 점들이다. 그는 머피 감독이 늘 이야기하는 팀의 기준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정말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평했다.
선수들도 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1루수 제이크 바우어스는 “우리 팀에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타석에서 어떤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할지 고민할 때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정말 죽어라 노력하시는 분이다. 팀 숙소에서 그를 마주치면, 아침에 로비에 앉아 콜드브루 커피 두 잔을 마시며 영상 분석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는 선발 선수뿐만 아니라 벤치 선수들에게도 타석 접근법을 정립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무엇을 노려야 할지, 어디를 주시해야 할지같은 실질적인 조언을 즉석에서 해준다”며 새로운 타격 코치에 대해 말했다.
유격수 쿠퍼 프랫은 “그는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다. 9회 크게 뒤지고 있어 조용한 상황에서도 그가 더그아웃에서 소리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특히 상대가 득점한 뒤에는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 그가 ‘우리도 반격하자!’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것을 볼 수 있다”며 그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밀워키는 이미 튼튼한 타격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 브루어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4년간 코치로 일한 뒤 메이저리그에서 두번째 시즌을 맞이한 에릭 타이센이 수석 타격코치로 일하고 있고 브루어스 구단에서만 코치로 11번째 시즌을 맞이한 제이슨 레인이 공격 밎 전략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여기에 보겔백과 기예르모 마르티네스가 코치로 합류한 것.
지명타자 앤드류 본은 “작년에 처음 이 팀에 왔을 때 머프(머피 감독의 애칭)가 강조한 것은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은 치고 볼은 골라낸다’였다. 아주 단순하다. 보겔백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투수를 분석하고, 그들이 타자를 상대로 어떤 의도를 갖고 투구하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상황을 아주 세밀하게 분석해서 우리에게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 준다”며 보겔백 코치의 역할에 대해 말했다.
선수로 한 차례 브루어스에서 뛴 경험이 있는 보겔백은 ‘야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내가 뛸 당시 머프는 감독이 아닌 벤치코치였다. 하지만 내게 큰 영향을 줬다. 이들이 경기에 임하는 방식이나 성격을 알기에, 나도 그 일원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브루어스 구단에 합류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코치를 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줄은 몰랐다. 머프에게 연락이 왔고, 이 팀이 갖추고 있는 모든 것을 생각할 때 거절하기 어려운 기회였다”며 새로운 기회에 대해 말했다.
그는 “선수 시절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경기중에는 그라운드가 아닌 더그아웃에 있을 뿐이다. 어떤 프로 스포츠든 온 힘을 다해 완전히 헌신하지 않으면 애초에 그 세계에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로 뛸 때도 단순히 경기장에서 뛰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날 밤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는 것 또한 중요한 임무다. 코치로서의 역할도 마찬가지”라며 코치의 책임감에 대해 말했다.
코치중에서도 특히 가장 어려운 직업인 타격코치를 맡고 있는 그는 “확실한 계획없이는 오랜 기간 좋은 타격을 유지하기가 정말 어렵다. 재능이 뛰어나서 계획이 없어도 잘 해내는 타자들도 있지만, 요즘 투수들은 수준이 매우 높다. 공도 빠르고 움직임도 변화무쌍하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아주 고집스럽게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며 타격코치로서 철학에 대해서도 말했다.
타격코치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는 그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사람들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게 가장 멋진 일”이라며 언젠가 빅리그 감독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피 감독도 “그는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라며 언젠가 감독이 될 인재라고 평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