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소년 축구계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주말, 미국 플로리다주 윈터파크에서 진행된 ‘i9 스포츠’ 유소년 축구 대회 도중 일어난 일이 미국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당시 대회 관계자는 네바다 피에르라는 이름의 유소년 선수와 가족을 내보내기 위해 경찰을 불렀다.
이들은 네바다가 다른 선수들을 밀쳤고 공원에서 소란을 피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공개된 경찰의 바디캠 영상에는 선수 부모가 경찰관들에게 ‘아이가 축구를 너무 잘해 리그에서 쫓겨났다’고 설명하는 모습이 담겼다.
아이 부모인 마르타시아 그리핀과 돈 피에르는 이후 자신들의 신원을 밝히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기 당시 영상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영상에서 네바다는 다른 선수들을 드리블로 제치고 여러 골을 기록했다. 경찰관이 가족에게 떠날 것을 요구하자 아이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는 모습이 올라왔다.
대회 주최측인 i9스포츠는 ‘ESPN’에 보낸 성명을 통해 “이번 신고는 해당 아동과는 관련이 없다”며 학부모들 사이에서 벌어진 소란으로 경찰을 불렀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충돌 상황이 담긴 영상은 확보하지 못했으며, 신고된 내용 이외에 해당 가족에 관한 별도의 평가나 규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신고로 체포되거나 출입이 금지되거나 강제로 퇴거당한 사람이 없으며 이번 사건이 형사 문제가 아닌 민사적 사안이라고 밝혔다. 네바다의 참가비는 환불 조치됐다는 설명도 더했다.
미국 남자 축구 대표 출신이며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아카데미를 운영중인 에디 존슨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사건이 미국 유소년 축구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일은 미국 유소년 축구계에서 존재하는 여러 문제들을 수면 위로 드러낸 사건이다. 특권 의식, 질투, 시기, 연고주의, 배타적 태도, 그리고 특히 유색 인종을 향한 편견과 낙인찍기 등이 바로 그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해당 아동이 두 살일 때 자신의 아카데미를 찾았으나 나이가 너무 어리다고 판단, 지역 유소년 리그에서 먼저 경험을 쌓기를 조언했다고 밝힌 존슨은 자신이 운영하는 아카데미에서 해당 소년을 가르치겠다는 뜻도 밝혔다.
[로스앤젤레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