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황석조 기자] '4263'
지난 시즌까지 한화의 마무리 역할을 책임졌던 윤규진(32)이 선발투수로 돌아오기 까진 이렇게 긴 시간이 필요했다. 아직 모든 것이 어색할 법 했지만 어느새 금방 적응을 마친 그는 당장의 선발승보다 팀 승리를 먼저 자축하며 선수들과 공을 나눴다. 최근 5연승의 한화. 무엇보다 선발진의 안정. 그리고 윤규진의 깜짝 반전투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윤규진은 전날 KIA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3볼넷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당초 선발투수 매치 업에서 상대 헥터 노에시(KIA)에게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보란듯이 선발승을 따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매 이닝 발생했던 위기는 탈삼진을 통해 스스로 불을 껐다. 5이닝을 안정적으로 막아내며 무려 4263일 만의 선발승까지 따냈다.
윤규진의 표정은 담담하지만 자신감 넘쳤다. 그는 경기 후 “너무 오랜만이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차)일목형의 리드가 좋았다. 위기 때마다 다독여줬다. 사인대로 던졌는데 삼진이 많이 나왔다”고 자신보다 포수 차일목에게 공을 돌렸다.
아무래도 선발투수 역할이 아직은 어색할 수밖에 없다. 전날 경기도 4회 이후 급격히 구속이 떨어지며 피홈런을 맞았다. 스스로도 의식했을 부분. 윤규진은 “의식안하려고 했는데 (공의 힘이) 떨어지긴 했다. 공 스피드는 신경안쓰려고 노력했다”고 덤덤한 소감을 밝혔다. 스스로가 밝힌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팀 승리였다. 최근 한화는 5연승의 질주 중이다. 시즌 초 최악의 위기를 겪으며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지난주를 기점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규진을 비롯해 선발진이 안정되기 시작했으며 불펜진도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잠재력이 컸던 타선은 그야말로 폭풍 반등 중이다. 전날 경기 역시 윤규진 홀로 이뤄낸 성과가 아닌 팀 전체이 유기적인 호흡이 빛났다.
윤규진은 “승리를 동료선수들과 함께하고 싶다. 날이 더워 이닝을 빨리 끝내고자 생각했다”며 “속구가 조금 높았지만 일목이형이 캐치를 잘해줬다. 별로 신경쓰지 않고 던지기만 했다”라고 거듭 동료들을 칭찬했다.
한화의 5연승 선봉. 또한 화요일에 이어 일요일까지 주 2회 등판이 유력한 윤규진의 상황이다. 충분히 부담이 될 법했지만 그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당연하다. 선발이라면 5이닝 이상을 던지는 것이 필수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순간 마무리투수 윤규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선발투수 윤규진의 책임감이 빛났다. 그는 “작년까지 한화의 마무리투수가 꿈이라고 말하고 다녔는데··”라며 쑥쓰러운 미소를 지었지만 이미 선발투수로서 역할을 찾아가는 모양새였다. 헥터와의 맞대결, KIA와의 대결도 끝낸 윤규진. 점점 선발진에 안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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