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무소식에도…동요 없는 이승엽-삼성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승엽(삼성)의 홈런 소식이 6경기째 끊겼다. 지난 20일 고척돔에서 홈런을 쏘아 올린 이후 열흘이 지났다. 페이스는 좋았다. 3경기 연속 홈런을 치면서 개인 한일 통산 600홈런 경신은 머지않은 듯 했다. 그러나 ‘-2’로 제자리걸음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의 바람과 다른 전개다. 류 감독은 이승엽의 기록 도전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희망했다. 류 감독은 지난 21일 “야구는 기록경기다. 모든 게 기록이다. 이승엽의 기록은 엄청나다. 언젠가는 기록을 깨고 새로 쓰기 마련이다. 다만 한다면 빨리 달성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 신중한 발언은 다 이유가 있다. 개인의 기록 도전은 의미가 크지만, 팀과 동료에게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이승엽은 대외적으로 최대한 티를 안 내고 있다. 예전부터 ‘비공식 기록’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팀 사정은 다른 법이다. 기록 도전이 길어질수록 선수는 미묘하게 변화가 있을 수 있으며, 동료들도 의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류 감독의 우려와 달리, 아직은 이승엽의 무홈런에도 누구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이승엽은 홈런에만 열을 올리지 않고 있다. 그의 스윙은 홈런을 의식하고 있지 않다. 좋은 타구를 날리는데 집중한다. 무조건 높고 멀리 치는 게 아니다. 지난 30일 대구 넥센전 1회초 1사 만루서도 이승엽의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몸을 날린 1루수 윤석민이 잡기 어려울 정도로 타구는 낮고 빨랐다.



이승엽이 타격 침체에 빠진 것도 아니다. 이승엽은 지난 21일 넥센전 이후 6경기에서 25타수 8안타 4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이 0.320으로 시즌 기록(0.303)보다 높았다. 무안타 경기는 1번(25일 광주 KIA전)뿐. 8안타 중 장타는 2루타 2개. 그가 목표한 KBO리그 2000안타에도 7개만 남았다. 삼성 타선도 변함없다. 뜨겁다. 삼성은 후반기 타율이 0.312로 1위다. 2위 한화가 0.302라는 걸 고려하면, 삼성 타선이 얼마나 안타 생산 능력이 뛰어난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게 삼성 반등 시나리오의 ‘핵심’이다. 쳐서 이긴다. 불펜이 점차 안정됐지만, 현실적으로 믿고 의지할 건 방망이다.

삼성은 최근 이승엽이 홈런이 없던 6경기에서 타율 0.308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4안타 무득점 패배에도 이 정도다. 삼성 타선은 식지 않았다. 지난 27일 대구 롯데전(13-0 승)과 30일 대구 넥센전(8-1 승)도 화끈한 타격(20안타-11안타)으로 승기를 잡았다.

안타 11개를 때리며 16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가능성을 높여가는 박한이(0.478)를 비롯해 백상원(0.409), 김상수(0.385), 이지영(0.333), 구자욱(0.318) 등 주요 선수들의 타격감도 매우 좋다. 최형우가 다소 주춤(0.217)하기도 하나 지난 27일 홈런 2개를 날리는 등 서서히 회복 중이다.

그 바탕으로 마운드도 보다 안정세.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3.46으로 가장 낮다. 부진했던 선발진도 윤성환(1승 0.00), 차우찬(1승 1패 1.93)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삼성은 여유가 없다. 잔여 경기수는 점점 줄어드는데 9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하지 않았다. 5위 KIA와 승차는 4.5경기다. 삼성은 기회가 분명 올 것이라고 믿는다.

매 경기가 결승인 상황에 조금씩 길어지는 이승엽 무홈런이 미치는 파장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이승엽의 홈런 없이도 이승엽의 안타가 터지며, 또한 삼성 타선은 여전히 불방망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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