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전을 앞둔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초췌했다. 피곤해 보인다는 말에 “4연패 했는데 잠이 오겠느냐”며 가볍게 타박했다. 전날(9일) 인천에서 열린 SK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넥센은 1-4로 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 연패에도 4위 SK와는 7.5경기 차로 넉넉한 3위를 지켰지만, 안심할 수 없는 처지긴 했다. 최근 들어 주축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 속출했고, 타자들의 타격감도 좋지 않았다.
염 감독은 “위기가 한 번쯤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판에 찾아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올해는 유독 LG와 SK, 두산에 약했는데, 이번 주 두 팀을 연달아 만나며 모두 졌고, 이제 두산을 만난다”며 “오늘 이기지 못하면 연패가 길어질 수 있다. 내일(11일) 선발은 양훈이다”라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염경엽 감독 말대로 넥센은 올 시즌 두산에 4승1무8패(승률 0.333)로 약했다. 특히 이날 선발로 나서는 스캇 맥그레거는 두산 상대로 첫 등판이었다. 점점 KBO리그에 적응하면서 이날 등판 전까지 11경기 5승3패 평균자책점 5.63을 거두고 있는 맥그레거지만, 홈런 등 장타 허용이 많아 최근 감이 좋은 두산 타선 상대로 호투를 펼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맥그레거가 연패탈출 선봉에 섰다. 이날 맥그레거는 6이닝 동안 103구를 던져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최고구속은 151km였고, 속구와 슬라이더, 커터 위주의 빠른 승부가 두산에 통했다. 2회까지 6타자 연속 범타처리한 맥그레거는 3회 선두타자 박건우에 안타를 맞았지만 이 후 세타자를 모두 삼진과 내야땅볼로 처리했다. 넥센 타선도 1회 3점, 3회 2점을 내며 맥그레거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6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3회 초에서 넥센 박동원이 이닝 종료 후 선발 맥그레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그러나 맥그레거도 4회 실점을 하고 말았다. 1사 후 에반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재환에 2루타를 맞고 양의지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이후 오재일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맞았지만 박건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4회말 임병욱의 솔로홈런으로 다시 6-1, 5점차 리드에서 5회를 맞은 맥그레거는 1사 후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두 타자를 모두 뜬공처리했다. 6회는 두 타자 연속 볼넷을 내줬지만, 뜬공-뜬공-삼진으로 또 다시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맥그레거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7회부터는 이보근이 마운드를 이어받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8회는 오주원이 1이닝을 실점없이 막았다. 9회초는 마무리 김세현이 올라와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결국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넥센 타선은 7회 1점, 8회 2점을 보태 최종스코어 9-1로, 연패에서 탈출했다. 내용과 결과 모두 염경엽 감독이 편하게 잠에 들 수 있을만한 경기내용이었다.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