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은비의 BJ도전기…“남들 2시간 하면 나는 4시간 했다”[아프리카 시상식 사람들③]
최초입력 2018.12.29 18:29:08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도형 기자] 배우 겸 BJ 강은비가 세상의 부정적인 시선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도전을 펼치고 있다. 쉽지 않은 길이란 것을 알면서도 나아가는 중이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2018 아프리카TV 페스티벌 BJ어워드’가 열렸다. 본 행사를 앞두고 BJ로 변신한 강은비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아프리카티비(TV)를 시작한지 1년 정도 됐다. 후보까지 오르고 신인상까지 받게 돼서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 더 잘하라고 주시는 채찍질 같다. 조금 얼떨떨하다. 연기 생활도 같이 하고 있다. 13년 연기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많이 못했다. 기획사에서 원하는 방송을 많이 했다.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방송을 즐기면서 하고 있다. 건담이나 낚시에 도전했다. 축구중계는 꿈이었다. 자전거는 탈줄 모르는데, 내년 3월부터 라이딩을 중계할 계획이다. 하고 싶었던 것들을 즐기는 콘텐츠를 하고 있다. 연기자 생활할 때는 안티 팬이 많은 배우로 유명했다. 올해는 든든한 팬이 생겼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생겼다. 그게 제일 행복하다.”
강은비가 ‘2018 아프리카TV 페스티벌 BJ어워드’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옥영화 기자
강은비는 지난 2005년 영화 ‘몽정기2’로 데뷔한 배우다. 때문에 그의 BJ 변신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강은비 본인은 개의치 않고 있었다. 오히려 다른 연예인들에게 BJ를 추천하는 우직한 모습을 보였다. 소신 있는 행보였다. “TV방송 예능에 웹툰작가, 스포츠스타 등이 출연하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는 아이돌이 연기하면 안 되는 시절이 있었다. 연기자도 가수를 할 수 없었다. 지금은 직업에 귀천이 없다. 게다가 아프리카티비 플랫폼 자체가 누구든 도전할 수 있다. 나도 거기에 포함된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다 잘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연예인이라 어려운 부분이 있다. 기대치가 높다. 끼가 더 많고 준비된 것이 더 많을 거라 생각한다. 거기에 못 미치면 안 된다. BJ들이 대단하다 생각한다. 방송량이 엄청나다. 꾸준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다른 연예인들도)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 실시간 라이브 방송의 묘미를 아시면 외로움이 많이 극복된다. 연예인들은 많이 외로운 직업이다. 친구가 생기고 직접 소통하는 것의 재미를 알았으면 좋겠다.”
사실 강은비가 BJ를 시작한 것은 현실적인 문제였다. 힘든 시기를 극복하게 해준 소중한 기회였다. 그는 여기에 대해 설명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역설했다.
“1년 동안 명절 포함 10번도 쉬지 않았다. 그것 하나 믿고 갔다. 남들이 2시간 하면 나는 4시간하기로 했다. 그래야 나를 믿을 것 같았다. 졸리면 방송에서 졸고, 아프면 방송에서 아팠다. 방송에 집중했다. 내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가장 큰 장점이었다. 연기자 생활을 하다가 폭이 많이 줄었다. 오디션을 봐도 젊은 배우들이 많고 인지도도 떨어졌다. 단편영화를 제작했는데 망했다. 영상 매체에 어떤 분야가 있을지 고민하다가 동생의 조언에 따라 시작했다. 그냥 막연하게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강은비에게 BJ는 즐거운 직업이다. 여러 논란을 겪기도 했지만, 해보고 싶은 일들을 하며 웃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BJ활동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진지했다.
“농담하기 식으로 농담할 수 있고 스트레스 풀 수 있다. 요즘에는 TV채널도 많고, 인터넷 방송 BJ도 많다. 가끔씩 ‘강은비 채널에 들어가 보고 싶다’ 생각이 드는 방송이 되고 싶다. 너무 선정적인 것을 안 하도록 본보기가 되려한다. 시청자들에게 ‘혹시 내가 도를 넘으면 먼저 질타해달라’고 당부한다.”
강은비가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사진=옥영화 기자
또 강은비는 최근 페미니즘 커뮤니티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소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나는 우월이라는 단어를 쓰는 페미니스트가 싫다. 여성인권을 응원한다면 도와주고 싶다. 나는 1년 동안 미혼모 봉사한 경험도 있다. 언제나 여성인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있다. 내가 화가 났던 부분은 내 동생 군대 일화를 이야기하는데, 비하하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과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여성 인권을 더 낮추는 분들이다. 주변에서 그런 부분을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지만 올바른 가치관을 전달하고 싶다. 단호하게 그런 분들과 상대하고 싶지 않다.”
철구의 방송에 출연했던 당시 머리채를 잡혔던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러면서 강은비는 유독 1인 미디어 방송에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미는 것을 지적했다.
“철구의 애드리브였다. 폭행이라는 단어는 앞뒤가 안 맞다. TV예능에서도 그런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생방송 애드리브라서 폭행이라고 한다면 문제다. 예능에서는 편집해서 안 보이는 것일 수 있다. 철구 방송의 수위를 이미 알고 출연한 것이었다. 그걸 두고 폭행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기분이 나빴다면 나도 때렸을 것이다. 오히려 어떻게 재미있게 살릴까 고민했다.”
아울러 강은비는 최근 악플러를 고소한 것에 대해 언급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연기자 생활을 13년 넘게 하면서 한 번도 고소한 적이 없다. 읽은 적도 캡처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DM(다이렉트 메시지)로 자신의 신체부위 사진을 찍어 보낸 3명을 고소했다. 아프리카티비 채팅창은 깨끗한 편이다. 성희롱 댓글도 거의 없다. (심한 경우만 아니면) 앞으로도 고소를 할 생각이 없다. 본보기다. 담당 수사관님이 정해져서 그분을 찾고 있다. 애초에 연예인이고 BJ라서 악플은 각오하고 있었다.”
강은비가 배우로서 활동 계획을 소개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또 강은비는 배우 활동을 계획을 전했다. 그는 TV 방송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아프리카TV 활동을 조금 더 열심히 했을 뿐이다. “아프리카TV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오디션도 봤다. BJ를 하다 보니 공중파에서 많이 찾아주셨다. 오늘(28일)도 ‘6시 내 고향’에 강남과 함께 출연한다. FTV라고 아프리카TV와 연계해 낚시방송 예능을 하고 있다. 내년에도 오디션을 볼 예정이다. 시청자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아직 확정된 배역은 없다. 작은 역할도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있다. 감독님들이 ‘이런 배역도 괜찮냐’ 물어볼 정도다.”
“‘솔약국집 아들들’을 보신 어머니들은 나를 배우라고 생각한다. 요즘 어린 친구들은 나를 몰랐다. 하지만 요즘에는 bj라고 알아봐준다. 기분이 좋다. 누가 나를 어떻게 보던 알아봐주는 것이 좋다. 그분들이 봐주시는 내 모습이 정체성인 것 같다. 어떤 사람 눈에는 BJ, 어떤 사람 눈에는 배우다. 나를 더 알아봐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강은비라는 배우가 BJ를 하며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더 추락할 부분이 없었다. 덤덤하다. 내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된다. 내 방송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엉뚱한 매력이 본인 방송의 특징이라고 소개한 강은비는 팬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 날(12월31일)에 방송하기로 했다. 날씨 추우니 밖에 많이 나가지 말고 내년에도 추위와 더위를 나와 함께 보내줬으면 좋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팬들 걱정하지 않도록 말도 더 예쁘게 하겠다. 팬들 모두 사랑한다.”
강은비는 이날 ‘2018 아프리카TV 페스티벌 BJ어워드’ 신인상과 버라이어티BJ(여) 올해의BJ상을 받았다.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