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하나 기자] 담쟁이로 우거진 DMZ는 누구나 드나드는 곳이 아니다. 허나 언젠가는 모두가 자유롭게 드나들기를 염원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작가이가 퍼포먼서로 활동하고 있는 배달래가 그 인물이다.
최근 서울 금보성아트센터에서 배달래 작가를 만났다. 배달래 작가는 몸이 열 개라도 쉴틈없이 바쁘다. 작품 활동에 퍼포먼스까지 그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사명감을 갖고 달려간다.
“힘들지 않나”라고 물어봤지만, 오히려 그는 미소를 띠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적인 문제를 알리는 것이 더 급선무”라고 말한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퍼포먼스가 없을 때는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중 중요한 이벤트나 행사 및 프로젝트가 있을 때는 행위예술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1년 스케줄이 꽉 차 있을 정도로 바쁘긴 하지만 마음은 늘 뿌듯하다.
이번 전시회를 소개해 준다면. ‘Imagine’이라는 주제로 몇 년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이번에도 ‘Imagine’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전시회를 구성하게 됐다. 넓게 보면 가수 존 레논의 ‘Imagine’이 평화를 담고 있듯, 내 작품 역시 마찬가지의 의미를 담았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또 몇 년 째 DMZ프로젝트를 해오고 있는데 그 안에서 ‘평화’, ‘자연’, ‘인권’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번 전시회 역시 DMZ를 배경을 한 것과 위안부 문제를 그림과 사진으로 녹여 냈다.
DMZ, 위안부, 인권 등 쉽게 다루기 어려운 주제들이다. 주제가 다루기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작가로서 내게 주어진 사명감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사회적인 이슈를 작품으로 승화시켜 대중들에게 조금 더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이기에 두려워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DMZ라는 곳이 아무에게나 허락하지 않는 곳인데. 처음에 들어갈 때는 국방부에 공문을 넣어 방문했었다. 또 혼자이고 여자이다 보니 제악이 많았는데 요즘은 전화만 하면 바로 ‘YES’라는 답이 온다. 감회가 새롭다. 초반만 해도 어려웠는 데 지금은 민간인이 접근할 수 있는 민통선 끝까지 다녀왔다.
DMZ의 사계절은 어떤가. 사계절이기 보다는 DMZ의 숲을 그리는 것이 내가 하는 과정인데, 들어가서 숲을 바라보면 굉장히 초연하고 아프다. 늘 ‘과연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곤 했다. 가끔 제주도에서 바라본 숲과 비교해 보면 늘 상반돼 슬프고 아련했다. 그때 이 감정을 작품으로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캔버스 크기가 전체적으로 크다. 시간이 많이 소용될 거 같다. 물감이 마르기 전에 작품을 한다. 그러다 보니 고도의 집중이 필요로 해 오로지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작품에 할애한다. 하루에 12~13시간 작업실에 있는 것 같다.(미소)
작품이 DMZ의 풍경을 위주로 다루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이유이기 보다는 숲을 바라보면 빛 한줄기, 바람 한 줌, 올라오는 여러 가지 생물체 등 강한 생명력들이 장소와 상관없이 더 절실하고 아름답게 다가왔다.
위안부 퍼포먼스 사진도 궁금하다. 직접 하는 것인지. 퍼포먼스를 스스로 구성하고 표현해 낸다. 우리의 가장 어려운 역사를 다루는 부분이지만, 그게 단순히 과거의 문제가 아닌 현재 시점에도 적합하기에 잊어서는 안 돼고 외면해서도 안 돼는 부분이라서 어렵지만 다루게 됐다. 이것을 몸짓으로 표현하고, 이를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10년간 퍼포먼스를 해왔는데 퍼포먼스와 사진이 결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더 의미가 남다르다.
사진을 바라본 느낌은? 굉장히 울컥했다. 기록으로 남은 것도 중요하지만, 퍼포먼스도 얼마든지 작품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어렵고 무거운 주제, 정신적으로 힘들지 않나. 오히려 퍼포먼스를 하면서 힐링을 하고 위로를 받는다. 오히려 앞으로 더 문화외교관으로서 역사를 알리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그림과 퍼포먼스 어떤 게 더 큰지. 어떤 것이 더 좋고 덜 좋은 것이 없다. 동등하다. 오히려 그림을 그리면서 쌓여있는 퍼포먼스를 통해 해소한다. 그렇기에 둘 다 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변함은 없다. 회화는 회화대로, 퍼포먼스는 퍼포먼스대로 꾸준히 해 나갈 것이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편견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줬으면 좋겠다. 또 사회적인 문제를 예술적으로 바라봐주길 바란다. mk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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