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H리그 결산] 날쌘돌이 부산시설공단 정가희, 커리어하이로 기량발전상 수상

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 여자부가 지난 5월 4일 SK슈가글라이더즈의 통합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치열했던 시즌 속에서 부산시설공단은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며 지난 시즌보다 한 계단 순위를 끌어올렸고, 그 중심에는 ‘날쌘돌이’ 정가희가 있었다.

부산시설공단이 올 시즌 보여준 가장 큰 변화는 빠른 공격 전개와 높은 활동량이었다. 그 중심축 역할을 맡은 선수가 바로 정가희였다. 상대 수비 빈틈을 파고드는 스피드와 왕성한 활동량,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역할까지 해낸 그는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증명했고, 시즌이 끝난 뒤 기량발전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 24-25시즌은 정가희에게 아쉬움이 큰 시간이었다. 부상으로 16경기 출전에 그치며 552분만 코트를 누볐고, 25골과 어시스트 5개, 스틸 3개, 리바운드 12개를 기록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부산시설공단 특유의 빠른 속공과 기동력을 이끌던 핵심 윙어의 공백은 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사진 부산시설공단 정가희
사진 부산시설공단 정가희

하지만 올 시즌 그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정가희는 1,074분을 뛰며 77골을 기록, 개인 한 시즌 최다 득점을 새로 썼다. 윙 슛으로 26골, 6미터 슛으로 21골을 성공시켰고, 빠른 발을 앞세운 속공에서도 18골을 터뜨렸다. 여기에 7미터 드로우로 10골, 돌파 득점 1골까지 보태며 공격 전 영역에서 활약했다. 슈팅 성공률도 72.64%까지 끌어올렸고, 어시스트 19개, 스틸 7개, 리바운드 25개를 기록하며 공격뿐 아니라 수비와 연결 플레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부상 이전보다 더욱 완성도 높은 선수로 성장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단순히 득점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공격 전개와 속공 가담, 수비에서의 적극성까지 모두 향상되며 부산시설공단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 실업 무대에 데뷔한 정가희는 초반에는 크게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꾸준히 성장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2018-19시즌 39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2020-21시즌에는 52골, 2021-22시즌에는 60골을 넣으며 팀의 주축 윙어로 자리 잡았다. 2022-23시즌에는 40골로 다소 주춤했지만, 2023-24시즌 61골을 기록하며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후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24-25시즌은 그의 성장세에 잠시 제동을 걸었지만, 올 시즌 77골이라는 새로운 커리어하이를 작성하며 그 우려를 완전히 씻어냈다.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가 오히려 이전보다 더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인 셈이다.

사진 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 여자부 기량발전상을 수상한 정가희
사진 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 여자부 기량발전상을 수상한 정가희

정가희의 매력은 기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는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쇼맨십을 갖춘 선수다. 골키퍼의 타이밍을 절묘하게 빼앗는 페이크 동작과 비하인드 슛 등 과감한 플레이로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곤 한다. 화려한 기술은 물론 작은 체구에도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와 넘치는 투지는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특히 공격이 막힐 때마다 누구보다 먼저 코트를 질주하며 속공 기회를 만들고, 동료들의 득점을 위해 몸을 던지는 플레이는 부산시설공단이 올 시즌 빠른 농도의 핸드볼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기량발전상은 단순히 성적이 향상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 아니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한 단계 더 성장해 팀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선수에게 주어지는 의미 있는 상이다. 정가희는 부상이라는 시련을 극복하고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만들며 그 의미를 스스로 증명했다.

부산시설공단이 정규리그 3위로 도약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선수 중 한 명. 그리고 앞으로도 부산의 빠른 핸드볼을 이끌 핵심 윙어. 25-26시즌 정가희는 기량발전상 수상 이상의 가치를 코트 위에서 보여주며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더욱 강하게 각인시켰다.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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