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마약왕’, 논쟁거리 되기를…새로웠으면 좋겠다” [MK★인터뷰]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도형 기자] 배우 송강호가 영화 ‘마약왕’(감독 우민호)을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그는 그것 자체로 관객들에게 이야깃거리가 되기를 희망했다.

‘마약왕’은 송강호의 복귀 작품으로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다. 영화 ‘설국열차’ ‘변호인’ ‘밀정’ ‘택시운전사’ 등 그가 꾸준하게 선보인 작품선택 능력과 훌륭한 연기에 대한 기대였다.

그런 송강호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마약왕’과 관련해 가장 강조한 내용은 자신의 다양한 모습이었다. 30년 가까운 그의 연기인생에 찾아온 또 다른 도전이었다.

송강호가 영화 '마약왕'에 대해 직접 소개했다. 사진=쇼박스 제공
“이두삼(송강호 분)이라는 인물은 밑바닥에서 살던 사람이다. 하지만 그도 처음부터 마약왕으로 성공할 것이라 생각지는 않았을 것이다. 범죄세계가 그렇다.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한다. 비뚤어진 인간의 욕망이나 집착을 갖고 있지 않았나 싶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갈수록 함정에 빠지는 인물이다. ‘마약왕’ 속 전반부의 모습은 익숙한 내 얼굴이다. 후반부는 새로운 얼굴이지 않을까싶다. 단순히 피폐해져가는 얼굴이 아니라 내면의 무너져가는 자아를 찾기 위해 발버둥 친다고 표현하고 싶다. 그 발버둥치는 모습들이 새로울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영화 마지막 장면에 대해 설명하며 스스로도 “생경하고 어려웠다”고 표현했다. 기존과는 다른 방식에 관객이 낯설어 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송강호 본인은 여기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며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전에 이바지했다고 믿었다.



“‘마약왕’이라는 작품이 일반 드라마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었다. 관객들에게 이두삼이라는 인물의 파멸을 그린다. 나도 생경하고 어려웠다. 인물들 간 사건이 계속 이어진다.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는 구조도 아니다. 새로움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만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만족한다. 강렬하고 새로운 방식이다. 관객들에게 낯설 수 있지만, 나는 이것이 다변화되는 한국영화의 새로운 모습일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마지막 장면은 더 길었다. 연극이 아닌 영화다 보니 최대한 압축해서 임팩트 있게 편집했다. 기존에 익숙한 영화 리듬이 있는데, 우민호 감독이 용감하게 승부를 건 것 같다. 찍을 때 며칠 걸렸다.”

또 송강호는 해당 장면을 촬영할 때 느낀 외로움에 대해 첨언했다. 도움을 받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기에 느낀 고독이었다. 이를테면 반드시 넘어야할 외로움이었다.

“세상에 안 외로운 사람이 어디 있겠냐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장면을 찍으며 이뤄진 작업 자체가 지켜만 보는 것이었다. 방관이라기보다 혼자 해내야하는 작업이었다.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가 없었다. 그런 느낌에서 후반부 촬영은 나 혼자만의 고독한 몸부림이었다.”

송강호는 '마약왕'의 가장 큰 특징이 새로움이라 생각했다. 사진=쇼박스 제공
하지만 ‘마약왕’은 상업영화다.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까지 받았다. 흥행과 관련해 고민될법한 상황에도 송강호는 의연했다. “대본에는 구체적으로 ‘연극적이다’ 같은 것이 적혀있지 않다. 지문으로 한두 줄 적힌 것을 실현하는 것이다. 감독도 나도 그것이 어떻게 나올지 계산할 수는 없다. 하다 보니 약간의 연극적 양식이 발현됐을 뿐이다. 음악도 슈베르트의 ‘마왕’이 역설적으로 깔리는 새로운 모습이었다. 상업영화로서 조금은 낯설지만, 새로운 모습이다. 이두삼 내면의 무너져가는 경로를 따라가는 것도 상당히 새롭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송강호가 이토록 힘든 작업을 굳이 알고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는 이 역시 새로움 때문이라고 했다.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전작과 연계해 고민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없다. 그저 열심히 좋은 작품을 선택할 따름이다. 어쩌다보니 근 10년간 소시민적이고 정의로운 인물 연기를 많이 했다. 일부러 선택한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이 반가웠던 것이 15~20년 전 유쾌한 송강호의 모습이 모처럼 자유롭게 변주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후반부에는 나도 나의 새로운 모습을 고대했다. ‘마약왕’을 통해 송강호의 반가운 얼굴과 새로운 얼굴을 만나는 기쁨이 있었다. 이 영화가 송강호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마약왕’이 논쟁거리가 됐으면 좋겠다. 그냥 재미있다 없다가 아니라 새로웠으면 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다.”

송강호는 올해 개봉하는 영화 ‘기생충’ ‘나랏말싸미’ 등에 출연할 예정이다. 그는 특히 ‘나랏말싸미’를 예로 들며 자신만의 작품 선택 기준을 설명했다.

“5월 ‘기생충’, 7월 ‘나랏말싸미’가 개봉할 예정이다. ‘마약왕’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관객들 입장에서는 반가울 것이다. 이후 계획은 아직 없다. 틈틈이 쉬고 있다. ‘나랏말싸미’는 세종대왕의 한글창제 과정에 대한 내용이다. 이미 드라마 등으로 자주 만들어져 익숙한 소재다. 그럼에도 출연을 선택한 이유는 새로운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의 또 다른 고뇌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같은 이야기일지라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가가 중요하다. 새로움과 신선함이 기준이 되는 것 같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복수는 나의 것’(2002) 캐스팅 당시 일화를 소개하며 이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송강호는 “너무 행운아였다”고 자신의 배우 인생을 되돌아보며 ‘마약왕’에 대한 평가를 관객들에게 돌렸다.

“예전에 ‘복수는 나의 것’ 출연을 결정하기에 앞서 세 번을 거절했었다. 이후에 내가 하겠다고 찾아갔다. 감독님이 이유를 물어보셨다. 거절하고 싶은 이유와 하고 싶은 이유가 같았다. 너무 막연하고 두렵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너무 막연하고 두렵기 때문에 하고 싶었다. 배우로서 도전해보고 싶었다. ‘마약왕’ 때도 그랬다. 잘했느냐, 못했느냐는 관객 분들이 판단해 주실 것이다.”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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