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앞세운 권아솔, ‘끝판왕’ 자격 증명해야 한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100만달러 매치, ‘끝판왕’과 ‘도전자’의 대결. 하지만 ‘끝판왕’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는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굽네몰 ROAD FC 053 제주의 메인이벤트의 수식어는 화려하다.

ROAD FC(로드 FC) 측은 연일 ‘끝판왕’ 마케팅 중이다.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이는 권아솔(33·팀 코리아MMA)이다. 도전자는 만수르 바르나위(27·TEAM MAGNUM/TRISTAR GYM)다.



하지만 왜 권아솔이 끝판왕인지는 알 수 없다. 권아솔의 지인은 “지금 자기 체급(라이트급)에서는 5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끝판왕라고 마케팅을 하는 로드FC나 거들먹거리는 권아솔을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웃고 있는 자칭 끝판왕 권아솔. 3일 뒤에도 웃고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끝판왕은 주로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최강자, 최후의 적 등 즉, 마지막 보스(Final boss)를 통칭한다. 본래는 최종 스테이지의 스테이지 보스를 가리키는 게임 용어였으나, 스테이지 개념이 없는 게임이나 게임 이외의 창작물, 나아가서는 현실 속의 인물에까지 널리 쓰이게 되면서 스테이지 보스의 범주에서 벗어나 별개의 개념으로 독립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뛰는 오승환(37)이 끝판왕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한국 삼성 라이온즈, 일본 한신 타이거즈 시절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면서 난공불락의 존재로 여겨졌다. 돌부처라고도 불리기도 한 오승환을 가리키는 적절한 별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마지막 보스라기’에 권아솔은 전혀 다른 느낌이다. 마치 왕을 참칭(僭稱)하는 세력과 같은 느낌에 가깝다. 그만큼 권아솔이 케이지에서 보여준 퍼포먼스가 압도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890일 만에 실전에 나선다. 가장 최근 치른 경기가 2016년 12월 10일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2차 방어전이었다. 이번 100만달러 매치는 3차 방어전 성격이 강하지만, 권아솔과 맞붙을 상대를 토너먼트로 정하는 등 방식 면에서 비난과 조롱을 사고 있다. 더구나 권아솔은 현재 대부분 매체의 종합격투기 랭킹에서 제외되어 있다. 2년 이상 경기를 뛰지 않았다는 이유다.

물론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로드FC가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을 적절히 잘 활용했다는 것이다. 특유의 입담과 악동 캐릭터를 통해 로드FC에서 활약하기 이전부터 상당한 인지도를 자랑했던 권아솔이 로드FC에서는 허풍까지 더해진 완전체 캐릭터로 거듭났다.

권아솔은 만수르와의 경기를 앞두고 “죽여버리겠다”는 등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만수르도 “권아솔을 잡으로 왔다”는 등 맞불을 놓으며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격투기의 특성상 메인이벤트 전 이런 입씨름이나 신경전은 또다른 볼거리이긴 하다. 그러나 권아솔의 도발은 마치 “휙 휙, 이건 내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여, 주먹에서 나오는 소리여”라는 영화 대사와 흡사하다.

물론 권아솔이 진정한 끝판왕의 면모를 보여줄 기회는 남아있다. 바로 18일 100만달러 매치에서다. 권아솔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만수르를 때려눕힌다면 그를 비난하거나 조롱하던 격투기팬들의 반응도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결국 권아솔 스스로 ‘입’이 아닌 ‘실력’으로 살아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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