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정석이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능청스러운 연기의 일인자 손꼽혀 온 그가 이번에는 역사극에 온몸을 내던졌다. 치열하게 임했던 ‘녹두꽃’은 그에게 잊지 못할 작품이 됐다.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를 담았다. 조정석은 극 중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봉기한 동학농민군 별동대장 백이강으로 분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조정석은 드라마를 마친 소감에 대해 “아쉬움도 섭섭함도 없이 시원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률이 아쉽지 않냐고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의미있는 작품을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다”며 “배우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작품의 의미를 새기면서 촬영했기 때문에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도 자연스럽게 털 수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배우 조정석이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치열하게 임했던 ‘녹두꽃’은 그에게 잊지 못할 작품이 됐다. 사진= 잼엔테터테인먼트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책임감도 남달랐다. 전투씬이 많았던 만큼 체력적, 정신적으로도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조정석. 특히 서울 출신인 그는 전라도 사투리까지 무리 없이 소화하며 역할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정확한 출신은 서울시 강서구다(웃음), ‘녹두꽃’에 출연하신 분들에 중에 전라도 출신 배우분들이 꽤 계신다. 선배님들에게 조언도 구했고, 여러 작품 속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분들을 보며 공부를 많이 했다. 감독님도 전라도 출신이라 자체 검열이 있었다. 연기할 때 모니터로 처음 보신 분이 감독님이니까. 그런 식으로 사투리에 대한 문제점은 특별히 없었던 것 같다.”
‘녹두꽃’은 동학농민혁명을 본격적으로 내세운 민중역사극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더불어 동학농민혁명을 역사적 인물의 일대기로만 본 것이 아니라 민초들의 입장에서 그려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사진= 잼엔테터테인먼트
“부담감은 없었다. 역사를 다루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생각해보니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소재를 다룬 드라마가 별로 없더라. 되게 중대한 역사다. 그런 역사를 다룬 다는 게 흥미로웠고, 그 시대를 살았던 형제가 주인공이라는 점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조정석이 연기한 백이강은 이치 있는 말을 일리 있게 전달하는 인물이다. 캐릭터 소개에 적힌 설정에 연연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느낌과 해석으로 역할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예를 들어 냉혈한 독사 같은 이미지라고 해서 그런 이미지를 상상하고 연기한 건 아니었다. 작가님이 글을 너무 잘 써주셔서 대사의 힘을 믿었다. 주옥같은 대사들이 이강이의 입을 통해서 나왔는데, 덕분에 강하고 힘있는 백이강의 모습이 그려진 것 같다. 연설하는 장면에서는 대사를 못할 만큼 울컥했다. 그런 장면들이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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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은 ‘녹두꽃’을 함께한 배우, 스태프들 간의 호흡이 특히나 좋았다고 거듭 말했다. 함께한 별동대에게는 “정말 각별했다. 하나나 다름없었다. 나중에는 그리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고 남달랐던 호흡을 밝혔다. 함께한 한예리에 대해서는 “감정의 폭이 굉장히 넓고, 섬세하다”라고 극찬했다. 어려운 서사를 지니고 작품에 임한 윤시윤에게는 “너무 좋은 배우”라며 “인간적으로도 너무 좋다. 그렇게 착할 수가 없다”고 애정을 전했다. 배우들 간의 호흡을 전한 조정석은 백이강의 눈으로 바라본 녹두장군 전봉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극 중 전봉준 장군은 백이강에게 아버지 같은 분이다. 부러지지 않는 심지, 촛불 같은 느낌이 들었다. 최무성 선배님이 워낙 묵직하시고, 대사 한마디 한마디를 강렬하게, 와닿게 하신다. 실제로 현장에서 볼 때, 꺼지지 않은 곧은 심지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 정도로 강렬했다.”
사진= 잼엔테터테인먼트
인터뷰 내내 인상 깊었던 대사를 읊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조정석. 그는 ‘녹두꽃’은 행운이나 다름없는 작품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런 드라마를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다. 내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은 작품이 됐다. 예전에는 ‘어떤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라고 하면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나. 어떻게 골라요’라고 했는데, 이제는 ‘녹두꽃’을 고를 수 있을 것 같다. 작품이 주는 의미적인 부분이나, 이 작품을 촬영하면서 함께한 이들과의 조화 등을 통틀어서. 좋은 사람들과 작품 하는 게 정말 좋다. 그만큼 좋은 게 없다.”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