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맨’ 선 넘는 장성규와 신들린 편집의 콜라보 [선넘규②]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방송 플랫폼이 변했다. 영화든 드라마든 예능이든 기존 채널의 위기감을 느낀 탓에 다양한 플랫폼으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간다. 성공과 실패는 제각각이지만 예능 대세 장성규의 ‘워크맨’은 승승장구의 기세다.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채널과 종합편성채널의 시청률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SBS의 경우 월화드라마를 잠정 폐지하고 월화 예능이라는 파격 노선을 택했지만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했다. MBC는 40년 만에 월화극을 잠정 폐지했으며, KBS 역시 내부적으로 월화드라마 잠정 폐지를 검토 중이다. 시청률 부진이 이어지자 각 방송사들은 신설과 폐지를 반복하고, 파일럿 예능으로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그렇다고 방송사들이 손 놓고 있는 건 아니다. 과거와 비교해 달라진 시청 플랫폼을 적극 반영해 살 길을 모색하고 나섰다. 텔레비전으로 정규 방송을 시청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는 세태의 반영이다. 방송사 중 발 빠르게 움직인 SBS는 ‘모비딕’ ‘비디오머그’ ‘스브스뉴스’ 등 다양한 채널을 개설하고 각 방송마다 특색을 부여했고, 그중 일부는 꽤 괜찮은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방송사 변화에 있어서 단연 눈에 띄는 건 JTBC의 ‘스튜디오 룰루랄라’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예능, 드라마의 제작으로 뉴 미디어 시대에 살 길을 모색했다. 그중에서도 기존 상식을 깬 기발한 기획이 돋보이는 콘텐츠 ‘와썹맨’과 ‘워크맨’이 진정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오픈한 ‘와썹맨’은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 매주 금요일 오후 5시 영상이 업로드 된다. ‘냉동인간’ god 박준형이 요즘 사람들과 만나며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로 구독자 222만 명을 달성했고 1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도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와썹맨’ 아우격인 ‘워크맨’의 파급력은 형의 파워보다 더 강하다. ‘선넘규’ 장성규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직업을 직접 체험하고 리뷰한다는 콘셉트로 진행되는 ‘워크맨’은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영상이 오픈되며, 채널 독립 2개월 만에 250만 명을 고정 구독자로 유입하는 성과를 냈다. 조회수면에서도 월등하다. 지난 달 공개된 놀이공원 직업 체험 편은 조회수 980만 회를 기록했고,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볼 수 있다는 유튜브 특성상 1000만 회 돌파는 시간문제다.

‘워크맨’ 장성규 사진=‘워크맨’ 유튜브 채널
‘워크맨’이 시청자를 붙드는 지점은 수박 겉핥는 체험이 아니라는 것과 직종의 흥미로움이다. 장성규는 워터파크, 고깃집, 키즈카페, 야구장, PC방, 영화관, 녹즙 배달, 미용실, 항공사, 피자집 등 실제 생활과 밀접한 공간에 놓여 실제 근로자들과 다를 바 없이 일한다. 약속된 근무 시간이 끝난 후에는 정당하게 일한 대가로 아르바이트비를 받고, 나름의 체험기를 요약해 전한다. ‘워크맨’ 속 장성규는 세상 어느 하나 녹록한 직업이 없다는 걸 새삼 절감케 한다. 그곳의 매뉴얼을 자기만의 스타일대로 지키고, 때로는 꾀를 부리지만 대체로 성실히 일한다. 카멜레온처럼 낯선 공간과 사람들에 적응하는 것도 장성규의 재능이라 불릴 만하다. 담당자를 만나자마자 능청스럽게 ‘선배님’이라고 칭하고 자연스레 그들 속에 섞인다. 또 전단지 선배에게 재능이 있다는 평가를 듣거나 야구장 선배보다 맥주를 더 잘 팔며, 놀이공원에선 물 만난 고기처럼 댄싱 머신이 된다. 퇴사한 JTBC를 찾아가 녹즙을 배달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심지어 전 직장 동료들과 뻔뻔하게 사담도 나눈다. 장성규에게선 민망해 하는 기색을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워크맨’ 장성규 사진=‘워크맨’ 유튜브 채널
장성규의 예능감이 빛나는 데는 제작진의 기획력과 후반작업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제작진의 기발한 편집점은 마치 죽은 분량도 살리는 생명의 손길 같다. 아니다 싶은 부분은 미련 없이 덜어내는 과감함도 갖췄다. 영상을 멈추고 더 작은 사이즈의 사진을 삽입하고 그 밑에 짧은 자막을 넣어 영상 속 상황을 정리함으로써 각 장면의 주안점만 남기는 방식이다. 영상 한 개의 길이, 더 심한 경우 한 장면의 길이가 10초를 넘기면 바로 스킵(Skip) 버튼을 누르거나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는 시청자들의 반응 때문이다. 이 같은 편집법은 어느덧 하나의 트렌드처럼 사용되고 있다. ‘워크맨’ 시청자들은 1분1초가 멀다하고 댓글창을 통해 장성규가 체험할 직업을 추천하고 있다. 장성규와 제작진 역시 시청자들의 추천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려 노력하는 듯하다. 요즘 핫하다는 그 어떤 TV예능보다 선두를 달리는 ‘워크맨’과 장성규가 또 어떤 직업 리뷰로 돌아올지 기대가 모인다.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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