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200K 위해 공 놓친 구즈먼 "모두가 놓치라고 소리쳤다" [현장인터뷰]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동료의 기록 달성을 위해 고의로 뜬공을 놓친 텍사스 레인저스 1루수 로널드 구즈먼이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구즈먼은 27일(한국시간)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경기에서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9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크리스 오윙스의 뜬공 타구가 1루 파울지역에 떴는데 이를 고의로 놓쳤다. 뒤늦게 실책이 인정됐다.

구즈먼이 타구를 놓친 것은 이유가 있었다. 선발 마이크 마이너는 시즌 마지막 등판을 하고 있었고, 탈삼진 한 개만 잡으면 200탈삼진 기록을 세우는 상황이었다. 마이너는 이 기록을 위해 투구 수가 120개가 넘도록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는데 보스턴 타자들은 삼진을 안당하기 위해 끈질기게 맞서고 있었다. 8회에는 공 3개에 세 타자가 범타로 아웃됐다.



구즈먼은 "솔직히 말하면 파울인지 페어인지 몰라 잡으려고 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그런데 경기장 전체에서 사람들이 '놓치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밖에 다른 선택은 할 수 없었다"며 공을 놓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마이너는 오윙스를 루킹삼진으로 잡고 기록을 달성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종 성적 8 2/3이닝 10피안타 2피홈런 2볼넷 9탈삼진 5실점. 팀 동료 랜스 린과 함께 200이닝, 200탈삼진을 동반 달성하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텍사스에서 두 명의 투수가 이같은 기록을 세운 것은 1990년 놀란 라이언, 바비 윗 이후 29년만이다.

"마이너와 시즌 내내 함께한 것은 큰 기쁨이자 영광이었다"며 말을 이은 구즈먼은 "경기 후 마이너와 대화를 했는데 '그렇게 했어야했다'고 말하더라. 이제 나를 더 좋아해줄 것"이라며 웃었다.

이 장면을 더그아웃에서 지켜본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공을 떨어뜨리는 아이디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삼진을 못잡았으면 교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마이너의 기록 달성이 "중요한 일"이라며 기록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8회 세 타자가 초구에 배트를 내 3구만에 아웃된 덕분에 마이너가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가 오프시즌 기간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를 보여준다. 그가 오늘 보여준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며 에이스의 노력을 칭찬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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