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올림픽 남북공동유치 물 건너 가는가 [특별기고]

[MK스포츠] 2032년 하계올림픽 서울 평양 공동유치는 물 건너가는가. 문재인대통령이 지난해 9월 평양을 방문, 김정은 위원장과 합의해 발표한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한 공동 유치 선언이 북미 관계와 남북한 관계가 경색되면서 ‘선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10월15일 평양에서 유례없는 무관중, 무중계로 끝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남북한 3차전의 험악했던 경기 분위기는 이 같은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문대통령의 강한 공동개최 의지도 무색 문대통령은 지난 9월24일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했다가 만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에게 2032년 올림픽 남북공동유치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고 9월30일 민주평통 자문회의 출범식에서도 2032년 남북 공동올림픽 유치를 거론하며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다. 문대통령은 또 10월4일 잠실운동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 축사에서 “88년 서울올림픽이 ‘동서화합의 시대’를 열고 2018년 평창올림픽이 ‘평화의 한반도 시대’를 열었듯 2032년 서울 평양 공동올림픽은 ‘공동번영의 한반도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고 말하고 “서울시민들과 체육인들께서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개최를 위해 다시 한번 앞장서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대통령은 이어 10월5일 서울 비스타워커힐 호텔의 제13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과 10월18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주최한 111개국 주한 외교사절 초청 리셉션에서도 2032년 올림픽 서울 평양 공동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서울시 등 관계부처 유치활동 거의 못 해 하지만 문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유치에 앞장서야 할 문화체육부와 대한체육회, 남측 개최도시인 서울시 등이 지난 1년간 벌인 유치 활동은 전무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월 도종환 당시 문체부장관과 김일국 북한 체육상이 스위스 로잔 IOC 본부에서 만나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을 논의하면서 바흐 위원장 등 IOC관계자들에게 남북한의 2032년 하계올림픽의 서울 평양 공동유치 의사를 전달한 것이 전부다. 반면 1956년 멜버른 2000년 시드니에 이어 퀸즐랜드주 수도 브리즈번에 세 번째 하계올림픽 유치를 추진 중인 호주는 존 코츠 국가올림픽위원회(NOC)위원장 겸 IOC위원과 아나스타치아 파라스추크 퀸즐랜드주 총리를 중심으로 활발한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년 넘게 IOC위원으로 활동해온 코츠 위원은 바흐 위원장과 막역한 사이로 지난 9월10일 파라스추크 총리 등과 함께 IOC본부를 방문, 오찬과 함께 브리핑을 통해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2032년 하계올림픽은 서울 평양과 브리즈번 외에 인도와 인도네시아, 중국 등이 희망하고 있으나 현재 판세로는 브리즈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변석개 북한이 문제…서울 단독유치 검토해야 상황이 이러한데도 남북한 체육 당국의 올림픽 공동유치를 위한 협조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올림픽 유치 활동의 첨병이라 할 IOC위원이 남한에는 2명(이기흥 유승민)이 있으나 북한에는 1명도 없는 데다 이번 아시아지역 월드컵 예선에서 보여준 북한의 행태를 보면 과연 올림픽을 공동개최할 의향이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이대로 가다가는 공동유치는 물론 단독유치도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 원장은 “남북한이 똘똘 뭉쳐 유치활동을 펼쳐도 호주를 이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데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북한과 보조를 맞추기는 문제가 많다”고 전제하고 “서울 평양 공동유치보다는 서울이 단독으로 유치한 뒤 평양과 협의해 공동개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세 대한언론인회 부회장(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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