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10승 투수 보고파” 최재훈의 ‘수비형 포수’ 선언 [애리조나人]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메사) 안준철 기자

“투수들에게 미안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안방마님 최재훈(31)은 지난해 프로 데뷔 후 가장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뿌듯함보다는 미안함과 무거움이 교차했다. 바로 팀 마운드가 제힘을 내지 못했고, 한화는 9위로 추락했다.

2018시즌 정규시즌 3위를 거뒀던 한화는 당시 팀 평균자책점 2위(4.93)를 거둔 게 가을야구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2019시즌에는 9위(4.80)로 처졌다.



포수로서 최재훈은 책임을 통감했다.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레드마운틴구장에서 만나 최재훈은 “(정)우람이형과 얘기한 게 있는데 미안하다고 전했다”며 “작년은 타격에 너무 의존했다. 타격은 잘됐지만, 수비에서는 실수가 많았고, 투수들한테 잘해주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덤덤히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언제부터 공격형 포수였을까. 나는 이전부터 수비형 포수라고 불려왔는데, 1년 잘했다고 공격형 포수라고 불리는 게 좋진 않았다. 그냥 1년 잘했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한화 마운드에는 새 얼굴이 눈에 띈다. 3선발이 유력한 장시환(33)은 물론이고 남지민(19), 한승주(19) 등 올해 입단한 새내기들도 보인다. 최재훈은 “(장)시환이 형이 처음 왔을 때 거리가 멀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막상 말해보니 활발해서 많이 친해젔다”며 “후배들 (남)지민이나 (한)승주는 아직 칭찬은 안 하고 있다. 칭찬보다는 여기서 잘한다고 멈추지 말고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길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재훈은 올 시즌 마운드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었다. 그는 “작년에 안되고 나서 올해는 선수들 마인드 바뀌었다. 무엇보다 우람이형과 (안(영명 형이 잘 이끌어준다. 앞에서 열심히 하는 거 보면서 후배들이 따라한다. 경기에서 피칭하는 것만 봐도 누구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최선을 다한다. 많이 바뀌겠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목표는 다시 수비형 포수로 돌아가는 것이다. 최재훈은 “투수들이 농담으로 ‘공격형 포수’라고 하는데, 그럴 단계 아니고 타격보다 수비에 비중 더 키우고 싶다”며 “토종 투수들 10승 하는 걸 정말 보고 싶다. 수비로 투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목표도 살짝 수정됐다. 역시 수비에 대한 중요성이다. 최재훈은 “원래 뚜렷한 목표는 타율 3할이었다. 하지만 그 목표보단 공격도 잘하고 싶지만 우선 투수가 잘됐으면 싶다. 도움 많이 주고 살고 싶다”며 “그런 면에서 도움 많이 주고 싶다. 후배들이 ‘재훈이 형이 있어 든든해’ 형들은 ‘재훈이가 이 팀에 있어 고맙다’라고 하는 말 듣고 싶다. 내가 타격이 안 돼도 수비에서 도움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안정된 투수력을 앞세워 한화는 2년 만에 다시 가을야구 진출을 꿈꾼다. 최재훈은 “‘가을야구 가겠습니다’라고 목표를 말씀드리는데, 가을야구는 무조건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끼리 서로 그런 얘기도 많이 한다. (가을야구) 할 수 있게 더 많이 하고, 더 움직이자. 말은 아끼고 있다. 가을야구는 가야 한다.” 최재훈의 눈은 빛났다. 든든한 안방마님이 있어 애리조나에서 한화의 가을야구 꿈도 익어가고 있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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