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김성범 기자
“만화책을 많이 읽으면서 한국어를 이해하고 있다. 이젠 한국어가 귀에 들리기 시작했다.”
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봄. 훈련에 힘쓰고 있는 여타 선수와 달리 안권수(27·두산 베어스)는 한국 문화 적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과 다른 한국 야구문화, 한국어는 그에게 장벽이자 넘어야 할 벽. 그 와중에 1군 진입도 생각해야 하니 신경 쓸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안권수는 재일교포 3세 출신 신인이다. 과거 일본 독립리그와 실업리그를 뛰었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9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지만, 한국에서 생활한 적은 없다. 일본 무대 활동 시절 경험을 토대로 스프링캠프에서 김태형(53)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으나, 아직 적응할 것이 많이 남았다.
안권수는 “두산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다고 느껴서 (스프링캠프에서) 뒤처지면 안 되겠다고 느꼈다. 베이스러닝 등 여러 면에서 내 플레이를 보여주긴 했지만, 타격은 강점보다 약점을 더 많이 보였다”라고 돌아봤다. 스프링캠프부터 국내 훈련은 적응의 연속이었다. 수비와 상대 투수들의 투구에서 느껴지는 야구관은 일본과 달랐다.
안권수는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전진 수비는 내 생각보다 더 앞에서 섰다. 타자마다, 상황마다 상이할 수 있지만 아직까진 그렇게 느낀다”라고 전했다.
이어 “(투수들은) 변화구로 볼카운트를 잡는 비율보다 힘으로 누르는 경우가 많아 헷갈렸다. 반대로 내가 불리한 볼카운트일 때는 일본의 경우 곧바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은 변화구를 던지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야구도 잘해야 하지만 한국어도 잘해야 한다. 한국어 실력은 부쩍 향상했다. 한국어 질문을 이해했는지, 통역의 일본어 설명을 듣기 전부터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어 공부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우선 만화책을 읽으며 재미와 배움을 같이 추구했다. 말하기는 여전히 힘들다. 아직 선배들에게는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서예일(27) 김인태(26) 등 또래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며 한국어 실력을 키우고 있다.
안권수는 “만화책을 많이 읽으면서 (한국어를) 이해하고 있다. 이제 듣는 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김인태 서예일과 대화를 하면서 조금씩 배우기도 한다”라고 웃어 보였다.
어려운 점은 하나 더 있다. 두산은 호주 시드니와 일본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여러 실전을 치렀으나 한국 팀과 대결은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범경기도 취소하면서 다른 9개 구단 투수와 대결한 적이 없다. 그가 상대하고 싶은 투수 양현종(32·KIA타이거즈)의 공도 직접 두 눈으로 보지 못했다.
아쉬운 부분이지만 이를 이겨내고 1군에서 계속 뛰는 게 ‘KBO리그 1년차’의 목표다. 안권수는 “투수들을 상대하지 못해 어떤 구질이 어떤 상황에서 오는지 모른다. 개인 노트에 적어 분석하고 공부해서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아쉽다”라며 “1군에 생존하는 것이 목표다. 도루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이 도루를 성공하겠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mungbean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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