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오늘 인터뷰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의 표정은 다소 어두웠다.
바로 간판타자 박병호(33)가 10일짜리 부상자명단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부상이지만, 올 시즌 이상하리만큼 부진한 박병호다. 마음도 추스를 필요가 있었다.
손혁 감독은 “지난 14일 창원 NC다이노스전에서 허리를 삐끗했다. 휴식일인 15일(월요일) 치료를 받았고, 원래 좋지 않은 손목과 무릎에도 주사 치료를 받았다. 16일 롯데전에서 뛰다가 상태가 더 안 좋게 됐다”고 설명했다. 언제 돌아올진 모른다. 손 감독은 “일단 2~3일 정도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더 빨리 호전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부진이 길어지며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정신적으로도 피로해졌다고 본다. 몸 컨디션도 거기에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부상과 부진이 복합적으로 박병호를 괴롭히고 있다. 37경기에서 타율 0.197(127타수 25안타), 영웅 군단의 4번타자라고 하기에는 초라하다. 이 경기 전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58명의 타자 중 유일한 1할대 선수였다. 홈런은 7개를 때렸지만,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다.
지난해도 부진이 계속되면서 2군에 다녀왔던 박병호다. 박병호는 지난해 6월 6일 1군에서 말소됐다. 57경기에서 타율 0.291, 13홈런을 기록 중이던 시점이었다. 당시도 부상과 부진때문이었다. 올 시즌부터 시행되는 부상자명단 제도가 없던 시절이라, 말소된 뒤 다시 1군에 복귀하기까지엔 최소 10일 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16일 만인 22일 1군에 복귀했다. 물론 복귀해서는 다시 박병호로 돌아왔다. 6월 남은 기간 동안 홈런 3개를 추가했다. 7월 한달 간 타율은 0.263에 2홈런을 추가했지만, 8월에만 홈런 11개를 때리며 홈런왕으로 돌아왔다. 결국 박병호는 2019시즌 33개의 홈런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되찾아왔다. 공인구 반발력 감소로 30개 홈런을 넘긴 유일한 타자이기도 했다.
1년 전처럼 올 시즌에도 몸과 마음을 추슬러서 다시 정상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박병호다. 물론 지난해보다 상황이 좋진 않다. 키움에서 박병호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부진하다 하더라도 타선의 중심을 세워주는 4번타자 박병호의 부재가 길어지면, 키움 타선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언제든 한 방을 쳐줄 수 있기에 상대 투수들이 느끼는 위압감도 큰 존재다. 박병호의 반등에 남은 시즌 키움 타선의 방향성까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병호가 박병호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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