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MVP 소형준 “솔직히 받고 싶었어요” [현장인터뷰]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영광이다. 솔직히 받고는 싶었는데 (진짜 내가) 받을 줄 몰랐다.”

데뷔 첫해 월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소형준(19·kt)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만 수상 소감을 전하는 그의 목소리는 전혀 떨림이 없었다.

소형준은 프로야구 KBO리그 2020년 8월 MVP로 선정됐다. 투표 결과 총점 43.63점을 획득해 35.07점의 나성범(NC)을 제쳤다.
역대 순수 고졸 신인 투수가 월간 MVP를 받은 건 사상 처음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커맨드가 뛰어난 투수다. 우리 팀 선수여서가 아니라 어떤 감독도 선호할 투수다”며 “이번 월간 MVP 수상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더 좋은 경기를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 안주하지 말고 나아가길 바란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나성범의 활약도 뛰어났으나 소형준의 8월 MVP 수상에 이견은 없다. 그만큼 열아홉 살 투수의 투구는 대단했다. 8월 한 달간 5경기에 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1.57을 기록했다. 월간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건 그가 유일했다.

소형준은 “마운드 위에서 최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 이전까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지금은 배우고 경험한다는 자세로 임하니까 마음이 편해진다. 내가 원하는 대로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소형준의 호투 비결로 컷 패스트볼(커터) 장착을 꼽는다. 6월 27일 1군 엔트리에 말소된 소형준은 2주간 2군에서 재충전을 하면서 커터를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류현진(토론토)의 커터도 좋은 교보재였다.

소형준은 “슬라이더와 커브의 각이 비슷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2군에 있으면서 열심히 연습했다. 투수코치님과 전력분석팀의 도움이 컸다”며 “커터 그립은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에게 물었다. 류현진 선배의 영상을 참고해 어떤 느낌으로 던져야 할지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땅볼 유도형 투수는 ‘수비 시프트’의 수혜도 입었다. kt는 올여름부터 수비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반등에 성공했다. 그렇기에 “모두 다 선배들이 도와준 덕분이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는 신인 투수다.

소형준은 17경기에 등판해 9승을 수확했다. 앞으로 1승만 추가하면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다. 10승 투수는 소형준의 데뷔 시즌 목표였다. 또한, 신인상 경쟁에서도 독주 체제를 굳혔다. 그렇지만 욕심을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까지는.

소형준은 “정규시즌 개막 전부터 10승이 목표라고 말했는데 가까이 온 것 같다. 그러나 아직 달성한 건 아니다. 신인상도 마찬가지다. 스프링캠프부터 신인상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의식하면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마운드 위에선 마음을 비운다. 10승이나 신인상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배운다는 자세로 임할 따름이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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