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우려대로 믿지 못할 롯데의 방망이였다. 승수 쌓기가 중요한 시기에 딱 1득점에 그쳤다. 득점이 적다면 이길 수가 없다.
뜨겁던 방망이는 하루 뒤 차갑게 식었다. 장소를 옮길 때마다 방망이 온도가 달라지고 있다. 고차가 매우 심한 롤러코스터다.
롯데는 17일 가진 KBO리그 잠실 LG전에서 1-9로 대패했다. 8월 21일 두산전(0-1 패) 이후 27일 만에 다시 방문한 잠실구장에서 18이닝 만에 득점했다. 딱 1점만.
갈 길 바쁜 롯데는 54승 1무 51패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팀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5위 두산과 4경기 차다.
‘거인 사냥꾼’ 타일러 윌슨을 공략하지 못한 게 1차 패인이었다. 윌슨은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롯데전 통산 6승째(무패)를 거뒀다. 그의 롯데전 통산 평균자책점은 2.35가 됐다.
그렇다고 윌슨이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친 건 아니다. 롯데의 안타는 8개로 LG(8개)와 같았다. 그러나 병살타를 2개나 칠 정도로 응집력이 부족했다.
5회초와 7회초에 선두타자가 안타를 때렸지만 후속 타자가 곧바로 병살타를 때려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6회초에는 안치홍 정훈 손아섭이 연속 안타를 치며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16일 고척 키움전에서 7회초에 7점을 뽑았던 롯데였다. 한 번 더 폭발력을 과시하고자 했으나 ‘불발탄’이었다.
전준우와 이대호는 연이어 3루수 땅볼을 쳐 3루 주자의 득점을 막았고, 한동희도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허문회 감독은 ‘데이터 야구’를 바탕으로 확률 높은 공격을 시도했으나 ‘헛방’이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방망이를 믿을 수 없다”라고 밝혔던 허 감독이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롯데는 12일과 13일에 가진 SK와 문학 2연전에서도 1점씩밖에 뽑지 못했다.
LG는 롯데와 정반대였다. 2회말 1사 2, 3루에서 내야 땅볼로 선취점을 올렸으며 3회말 2사 후 소나기 펀치로 서준원(3⅔이닝 5실점)을 괴롭혔다. 서준원은 로베르토 라모스의 도루, 김현수의 베이스러닝에 급격히 흔들리더니 이천웅에게 홈런까지 얻어맞았다.
타선의 폭발력은 LG가 한 수 위였다. 7회말에도 볼넷 3개로 얻은 무사 만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현수가 개인 통산 8호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0-9가 됐다. 한 번씩의 무사 만루 기회에서 두 팀의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수비마저 부실한 롯데는 실책 3개를 기록했다. 허 감독은 7회말에 교체 카드 4장(손아섭·전준우·마차도·이병규→김재유·민병헌·신본기·오윤석)을 꺼내면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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