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김대호 기자
가엾은 집시소년 히드클리프(로렌스 올리비에)와 캐시(멀 오베론)의 비극적이고 광기어린 사랑이야기
. 1847년 출간된 에밀리 브론테의 원작 소설은 지금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영화 뮤지컬 TV 미니시리즈로 각색될 만큼 인기 소재다. 이 가운데 완성도 면에서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1939년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동명 영화일 것이다. 히드클리프 역을 맡은 로렌스 올리비에의 애증에 얽힌 눈빛과 억눌린 욕망을 드러내는 내면 연기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또 캐시 역의 멀 오베론은 연약하면서도 수동적인 여인상을 원작에 가장 가깝게 표현했다는 평을 들었다.
와 같은 밝고 로맨틱한 작품을 만들었던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또 다른 작품세계를 접할 수 있다. 영화는 시종일관 어둡고 음산하게 전개된다. 바람이 부는 폭풍의 언덕 페닌스톤 바위에서 히드클리프와 캐시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치명적인 사랑을 나눈다. 훗날 캐시의 시신을 안고 “유령이 되어서라도 못 다한 사랑을 할 것”이라고 울부짖는 히드클리프. 그리고 캐시와 나란히 폭풍의 언덕을 걸어 올라가는 마지막 장면은 섬뜩하면서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1939년은 로렌스 올리비에의 연인 비비안 리가
를 촬영 중이었다. 로렌스 올리비에는 캐시 역에 비비안 리를 적극 추천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는 후문. 이 때문인지 로렌스 올리비에는 영화에서 멀 오베론과의 키스 신을 거부했다고 한다. 영화만큼이나 지독한 사랑을 한 로렌스 올리비에와 비비안 리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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