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간판 타자 박병호(35)의 타순을 4번으로 고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홍 감독은 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훈련에 앞서 “박병호에게 타순에 대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시범경기 전까지 여러 가지 타순을 놓고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병호는 2011년 시즌 중반 LG에서 트레이드된 이후 키움 유니폼을 입는 내내 4번타자 자리를 지켜왔다.
2018 시즌 43홈런 112타점, 2019 시즌 33홈런 98타점으로 키움은 물론 국가대표 4번타자로서 빼어난 장타력을 뽐냈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박병호가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기자
하지만 지난해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93경기 타율 0.223 21홈런 66타점에 그치며 박병호의 이름값에 맞지 않는 성적을 기록했다. 키움은 지난해 여름부터 박병호의 타순을 5번, 6번으로 조정해 주면서 슬럼프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했지만 끝내 반등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박병호는 이 때문에 지난 1일 스프링캠프 첫날 지난해 자신이 부진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올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키움으로서도 박병호의 활약은 필수적이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타선 약화가 불가피하고 올 시즌을 함께할 외국인 타자도 영입을 마치지 못했다.
박병호 이정후 서건창 등 주축 선수들과 중심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줘야만 수월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다.
홍 감독은 “박병호 서건창 이정후 세 명을 제외하면 모든 선수가 경쟁을 펼쳐야 한다”며 “박병호가 4번타자 자리에 가장 맞는 건 사실이지만 본인이 부담을 느낀다면 선수와 상의를 해서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는 타순을 찾아보겠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또 김하성이 빠진 2번타자 자리에 대해서도 “강한 2번타자가 최근 야구의 큰 흐름이지만 강한타자가 있어야 강한 2번 타순을 만들 수 있다”며 “선수들의 의견을 전체적으로 확인한 뒤 시범경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gso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