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세련된 심리 멜로 첩보영화 [김대호의 옛날영화]

MK스포츠 김대호 기자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1946년 작품 은 첩보영화의 틀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는 심리 멜로물이다. 방탕한 생활을 하던 한 여인이 진정한 사랑을 통해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 골자다. 히치콕 감독이 처음으로 제작에 직접 참여한 영화로 탄탄한 스토리가 돋보이며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나치 첩자의 딸인 엘리사(잉그리드 버그먼)는 미국 정보부 요원인 데블린(캐리 그랜트)을 사랑한다. 하지만 데블린은 엘리사를 첩보원으로만 이용한다. 엘리사는 데블린의 제안에 따라 스파이가 되고 나치 첩자와 결혼한다. 엘리사의 정체가 드러나 죽음의 위기에 놓이자 데블린이 구출해 낸다는 줄거리다.

데블린(캐리 그랜트)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엘리사(잉그리드 버그먼). 정보요원과 스파이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결국 마지막 순간 맺어진다.
내용만 보면 스파이 영화 같지만 일상적인 스파이 영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액션이나 폭력신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은 인간성 회복의 멜로물이다. 사랑받을 수 없는 타락한 한 여인이 온갖 시험대를 통과해 마침내 온전한 여자로 재탄생한다. 엘리사 역을 맡은 잉그리드 버그먼의 내면 연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히치콕 감독이 잉그리드 버그먼을 연출에 참여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실제 잉그리드 버그먼은 영화 곳곳에 자신의 의도를 많이 반영했다고 한다.

데블린과 엘리사가 사랑을 확인하는 마지막 장면. 무려 2분30초간의 클로즈업 키스신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묘사로 국내 개봉 땐 상당 부분이 잘려 나갔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aeho90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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