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흔한 영화제목 . 원제는 'Brief encounter'로 ‘짧은 만남’이다. 서사극의 거장 데이비드 린 감독이 1945년 발표한 작품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유부녀와 유부남의 불륜 영화다. 이런 통속적인 소재의 영화가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게 이상할 수 있지만 영화를 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칸 영화제 초대 그랑프리 작품이니 믿고 봐도 된다.
“뭐 이런 사람들이 다 있어?”하면서 영화를 보다가 나중엔 여자 주인공에 완전히 감정이입 돼 안타까움을 나누게 된다.
얼굴에 주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한 중년의 가정주부 로라 제슨(셀리아 존슨)은 기차역 카페에서 우연히 유부남 의사 알렉 하비(트레버 하워드)를 만난다. 둘은 사랑에 빠진다.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괴로워하는 둘. 결국 마지막엔 서로 갈 길을 간다는 단순한 내용이다.
<밀회>는 알렉과 로라 두 남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담백하면서도 애절하게 그렸다.
영화는 처음과 끝 장면이 같다. 로라와 알렉이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로라의 나레이션으로 진행된다. 갑자기 찾아온 한 남자에 가슴 떨리는 상황. 걷잡을 수 없이 빠져 들어가는 감정. 불륜에 대한 죄책감에 몸부림치는 한 여인의 솔직한 심정이 독백으로 처리된다. 에서 로라와 알렉은 ‘육체적’ 불륜에 이르지 않는다. 한 차례 키스가 전부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 좋은지 모른다. 서로 이성을 지킨 채 헤어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이 과정에서 로라의 심리묘사를 매우 섬세하게 그린 반면 남자의 입장은 간과한 듯 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로라가 알렉과의 관계를 정리한 뒤 집에 들어가자 로라의 남편이 “당신이 돌아와서 기쁘다”고 말하는 장면에선 섬뜩하다. 남편이 알고 있었던 것이다.
미국 아카데미에서 감독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엔 실패했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aeho90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