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분 동안 지워진 이강인, 제로톱 전술 실패 자인한 벤투호 [한일전]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이강인(발렌시아)이 숙명의 라이벌전인 한일전에서 철저하게 지워졌다. 전반 45분 뛰고 교체되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전술 실패를 자인하고 말았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친선전에서 0-3으로 패했다.

80번째 한일전에서 벤투호는 굴욕적인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사실 베스트 멤버도 아니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고 황의조(보르도), 황희찬(RB라이프치히),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소속팀 차출 불가로 한일전에 불참했다. 미드필더의 핵, 황인범(루빈 카잔), 윤빛가람(울산 현대)도 부상으로 낙마했다.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치러진 일본과 친선전에 출전한 이강인. 하지만 전반 45분만 뛰고 이강인은 교체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결국 이강인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날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제로톱으로 기용했다. 이강인이 최전방에 위치하고 남태희가 그 뒤를 받쳤다. 나상호와 이동준은 측면에 배치됐다. 하지만 이강인은 전방에서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상대 센터백 요시다와 토미야스에 고립돼, 전방에서 고전했다.

전방에 위치한 이강인을 향한 대부분의 패스는 공중볼을 통해 이뤄졌고,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이강인이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이강인이 2선으로 내려와서 볼을 잡으면, 볼이 한국 선수들끼리 돌긴 했다. 이강인은 자신의 장점인 템포 조절, 방향 전환을 통해 공간을 창출하고자 노력했지만, 이강인이 빠진 전방에 패스를 줄 선수가 없는 현상이 빚어졌다.

결국 이강인은 전반 45분만 뛰고, 후반 시작과 함께 이정협과 교체됐다. 벤투 감독이 이강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인지, 아니면 실험을 제대로 하지 않고 쉽게 포기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강인의 제로톱 기용에 이은 전반 활용도는 납득하기 어려운 운영이건 분명하다.

벤투 감독이 후반 이강인 교체하는 순간, 이날 제로톱 전술은 실패했다는 걸 자인하는 모양새 밖에 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난 속에서도 강행한 한일전이다. 어렵게 만든 A매치 기회를 더구나 스페인에서 날아온 선수를 45분만 쓰고 마는 상식 밖 운영에 비난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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