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하지 않는 이대호 메시지, 리더십 위기가 문제다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롯데는 10일 현재 12승18패, 승률 4할에 그치며 최하위로 떨어져 있다. 아직 1위 삼성과 승차가 6.5경기에 불과하지만 꼴찌라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팀의 리더인 이대호의 메시지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대호의 리더십이 발휘되기 힘든 환경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더십의 부재가 하나로 뭉친 팀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대호(왼쪽)가 포수를 자청할 정도로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지만 그 시너지 효과는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리더십의 위기를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대호 메시지가 처음 힘을 발휘한 것은 FA 계약을 하면서다. 이대호는 옵션 계약을 하며 우승을 조건으로 걸었다. 우승을 하면 2억원의 돈을 팬 서비스로 활용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패배 의식에 젖어 있던 롯데 선수들이 우승을 말하기 시작했다. 이대호의 우승 공약에 전율을 느꼈다는 선수도 있었다.

잠자고 있던 롯데의 투지를 깨우는 듯 했다.

하지만 이대호 메시지는 아직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꼴찌로 처진 팀 성적이 그 결과를 말해준다. 지난 겨울의 굳은 다짐이 현실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하고 잇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지만 롯데의 경기력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두 번째 이대호 메시지가 전달된 건 8일 대구 삼성전이었다.

이대호는 이날 포수를 자청해서 경기에 출장했다. 9회 역적은 시키고 난 뒤 포수 자원이 모두 빠지게 되자 스스로 마스크를 쓰겠다고 자청한 것이다.

포수는 부상 위험이 큰 자리다. 1점 차 승부였기 때문에 경기 결과가 나빴다면 포수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후배 오윤석이 하는 것 보다는 자신이 포수를 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욕을 먹어도 자신이 먹겠다는 각오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대호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 포수가 됐다. 울림이 큰 경기였다.

하지만 롯데는 다음 경기서 삼성에 6-8로 패했다. 어려운 경기를 따라가는데 까지는 성공 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보통 8일 경기와 같은 모멘텀이 주어지면 다음 경기까지 흐름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롯데는 이 흐름이 하루만에 끊겼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수들의 자발적 분위기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리더십의 부재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선수들이 하려는 의지는 있지만 그 의지를 경기력으로 연결 시키는 마지막 단추가 눌러지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리더십의 위기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야구는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다. 이대호가 아무리 앞장선다 해도 전체적인 팀의 전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공허한 메아리로 그칠 수 밖에 없다.

이대호의 메시지가 힘을 받으려면 경기력으로 이를 연결 시킬 수 있는 리더십이 더해져야 한다. 선수들이 아무리 으쌰으쌰를 해봐도 경기를 잘 풀어가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대호 메시지는 그 어느 해 보다 강렬하다. 하지만 경기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점에는 변화가 없다. 누군가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대목이다.

이대호의 메시지가 왜 경기력으로 이어지지 않는지 고민하고 해결하는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 지금 롯데엔 그 리더십의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지금이라도 왜 하나로 뭉친 팀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대호 메시지가 통하는 팀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그것이 왜 안 통하고 있는지 반성하고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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