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랜더스 김성현(34)은 SSG 내야진에 소금과 같은 존재다. FA(프리에이전트)로 팀에 잔류한 올 시즌 백업으로 시작했지만, 주전이 됐다. 주로 유격수로 나서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2루수로도 나서고, 급기야 3001일 만에 3루수로도 출전했다.
김성현은 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는 주포지션인 유격수(7번타자)로 나섰다. 그리고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초반 한차례 찬스를 살리지 못했던 김성현이다. 2회초 1사 1, 2루에서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를 상대로 5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했지만, 6-4-3 병살타로 침묵했다.
SSG랜더스 김성현이 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결승타를 때린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안준철 기자
그러나 김성현은 3-3으로 맞선 8회말 1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김성민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그리고 9회초에는 희생플라이를 쳐 팀의 승기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SSG가 9-3으로 승리,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김성현은 “앞에서 선수들이 상황을 잘 만들어줬다”며 “운이 좋게 안타가 됐고,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노리기보다는 (김)강민이 형이 고의4구로 나가면서 갑자기 긴장이 되더라. 병살만 치지 말자는 그런 생각을 했다”고 결승타 순간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체인지업을 노리고 있었는데, 커브가 들어와서 당황했다. (안타는)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전날(7일) 키움전에서는 허벅지가 불편한 3루수 최정(34)을 대신해 3루수로 출전했다. 김성현이 최근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건 2013년 4월 19일 문학 KIA타이거즈전이었다. 김성현은 “사실 생소하긴 했지만, 하다보니까 (유격수나 2루수와) 똑같더라. (최)정이 형 조언은 없었다. 평소에 항상 장난식으로 정이 형한테 3루수는 쉬는 곳이다라고 말했는데, 어제 별 탈 없이 3루 수비를 마치고서는 지명타자로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물론 김성현은 “3루수던, 유격수던, 경기에만 나간다면 어디든 괜찮다”라고 강조했다.SSG 선수단에서 김성현은 중고참급이다. 한국 나이로 마흔 살인 김강민(39)과 추신수(39)가 있기 때문이다. 7월 들어 SSG 흐름이 좋지 않지만,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이는 선후배들끼리 격의없이 지내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에는 김성현과 김강민이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창원 NC다이노스전에서 김강민이 홈런을 때리고 더그아웃에 들어오며 헬멧을 벗자 김성현이 뒷통수를 때린 것이었다. 홈런을 축하하는 의미였지만, 김강민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면 김성현에 정색하는 듯 했다. 더그아웃 분위기도 싸늘해졌다.
8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KBO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벌어졌다. 8회초 1사 만루에서 SSG 김성현이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이에 대해 김성현은 “(추)신수형이나 (김)강민이형이 편하게 스스럼없이 해주니까, 후배들도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다. 최고참이내려놓고 하다보니까 장난도 칠수 있게 분위기가 좋다”며 “솔직히 나중에 영상을 봤을 때, 좀 그랬는데, 당시 분위기가 심각하지 않았다. 나도 내가 잘못했나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김성현의 수훈선수 인터뷰는 거의 1년 만이었다. 그는 “한 번이라도 하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은 뒤 “개인 목표로는 "팀이 잘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뿐이다”라고 강조했다.